맨체스터 공항에서만 한해 1억4000만t의 액체류 압수
테러 등 위험 때문에 항공기 객실에 일정 분량 이상의 액체류 반입을 금지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세계 각국의 공항들이 여전히 액체류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여행객들이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 분량의 샴푸나 치약을 숨겨서 비행기를 타려다가 적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는 전체 짐의 20%에서 규정을 초과한 음료, 썬크림, 향수, 화장품 등이 확인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공항 그룹이 최근 12개월 동안 압수한 액체류만 1억4000만t에 이르는데, 이는 비행기 출도착이 지연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빵에 발라먹는 마마이트나 스테이크용 소스, 크리스마스에 인기인 스노글로브와 비눗방울 기계 등도 주로 압수되는 품목이다.
2006년 8월부터 액체류 기내 반입을 제한하기 시작한 것은 청량음료 병에 숨겨온 폭발물질로 항공기 테러가 자행됐기 때문이다. 이에 종류당 100㎖가 넘는 액체류를 기내에 반입할 수 없게 했고, 전체 1ℓ가 넘지 않는 액체류를 투명한 비닐백에 넣도록 하고 있다.
맨체스트 공항 그룹은 지난해 전체 영국 여행객 2억5000만명의 20%가량을 소화했다. 일각에서는 이젠 액체류 반입 금지 규정을 유연하게 바꿔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지속되는 한 이 규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