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치여 쓰러진 남성을 무심히 지나가는 시민들 모습이 도로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인도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델리의 한 도로에서 길을 걷던 남성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남성을 친 운전자는 도로에 내리더니 자기 차량만 살펴보고는 현장에서 사라졌다. 그는 쓰러진 남성의 상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차에 흠집이 났는지만 훑어봤을 뿐이다.
잠시 후, 인력거를 끄는 한 남성이 쓰러진 이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는 남성을 도우려는 게 아니었다. 괜찮냐고 묻던 일꾼은 아무 말 없는 남성의 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도망쳤다.
외신들에 따르면 남성이 길가에 방치된 동안 차량 140대가 지나갔으며, 오토바이 181대 그리고 행인 45명 등이 그를 지나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쓰러진 남성이 괜찮은지 살핀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심지어 경찰차마저도 남성을 지나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남성은 과다출혈로 숨진 뒤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델리 경찰 관계자는 “소지품에서 발견한 연락처로 전화해본 결과 그가 인근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에 가던 중 봉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시민들이 그를 무심히 지나친 것과 관련해 “많은 이들은 남성이 술에 취해 쓰러졌다고 생각한듯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남성을 친 운전자와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난 이들을 찾고 있지만 두 사람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인디안 익스프레스·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