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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7%… 유커에 너무 의존하면 '관광 逆風' 맞을 수도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9.03일 15:23
[업그레이드 '관광 코리아'] [3·끝] 아시아 관광 1번지 되려면

- 中 의존도, 세계 최상위권

중국인 대상 低價 투어에 올인… 교통·숙박 등 질적 도약은 못 해

무슬림 등 非중화권 투자도 부족

- 한국인도 한국 관광지 외면

"12만원 내고 묵은 강원도 펜션… 침대 위엔 죽은 모기가 그대로"

작년 관광 수지 61억달러 赤字


2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장신구 판매점. 이스라엘 관광객 엘리노르(Elinor·39)씨가 광고판 앞에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30만원 이상을 구입하면 보석함을 선물로 드린다'는 안내문이 중국어로 적혀 있었다. "귀걸이를 보고 싶다"고 영어로 말하자 중국인 점원은 "타숴선머(뭐라고 하는 거야)?"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엘리노르씨는 "아무리 중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인근 화장품과 신발 매장도 대부분 중국어로 된 상품 안내판을 내걸고 있었고 점원도 중국어를 쓰는 조선족과 중국인 일색이다.



▲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7%였다. 일본이나 대만 등 이웃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다. 2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서울 명동에서 중국어가 적힌 입간판을 바라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올 상반기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381만명.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7%이다. 한국 관광 산업의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5년에는 12%에 불과했다. 지난해 방일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25%였다. 세계적인 관광 국가인 태국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비율은 26%였고,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는 10% 안팎이었다.

◇中 일변도 '천수답 관광' 다변화 절실

면세점의 중국인 의존도는 더 심각하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의 서울 시내 점포 3곳은 중국인 매출이 2014년 71%였고, 올 상반기에는 78%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해 해외 마케팅비 134억여원 중 45억원(33%)을 중국 시장에 쏟아부었다. 지방자치단체나 개별 기업도 마찬가지다. 영남권 한 지자체 지역 축제 담당자는 "가깝고 시장이 커서 홍보 비용 대비 '가성비'가 워낙 좋으니,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 입장에선 중국 시장에만 매달리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가별 외국인 관광객 국적 비중 변화

이 때문에 중화권을 제외한 관광객들은 언어·음식 등의 인프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객 쿠수마 헨도리(48)씨는 서울 명동의 한 할랄푸드 트럭 앞에서 가족들과 샌드위치로 저녁을 때우고 있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 한국은 밥 먹을 곳이 마땅치 않고, 기도할 장소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시내 한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에 '무슬림 기도실' 설치를 검토했지만, 손님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인 상황에서 투자 대비 효과가 작다고 판단해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리 관광이 저가 중국인 관광객만 타깃으로 삼으면서 질적 도약의 타이밍을 놓치고 발전하지 못하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방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교통, 숙박 인프라를 정비하고, 다양한 언어 서비스를 갖추는 등 기반 다지기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바가지요금·불친절에 질린 국민들… 관광 수지 赤字

중국인 관광객에게 치중한 천수답 관광 산업 구조는 내국인이 국내 관광을 외면하고 해외 관광을 나가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관광 인프라가 좋으면 국내 관광객이 먼저 찾은 뒤 입소문을 타고 해외 관광객이 온다"며 "현재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8일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을 찾은 김모(43)씨는 "물 위에 있는 평상 이용료로 현금 8만원을 달라"는 한 펜션 주인의 요구에 황당했다고 했다. 계곡에 평상을 설치하는 것은 자연공원법 위반이지만, 이곳에서는 네댓 명이 둘러앉을 크기의 작은 평상 이용료를 평일에는 6만~8만원, 주말에는 10만~12만원까지 받는다.

올여름휴가로 부모님과 함께 강원도 화천을 찾은 유모(26)씨는 4시간 잠깐 머무는 데 12만원을 요구한 펜션의 바가지요금에 기분이 몹시 상했다. 유씨는 "침대 위에 죽은 모기가 눌러붙어 있었고, 냉장고에는 이전 방문객이 버리고 간 고기가 썩고 있었다"고 했다.

관광 전문가들은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엉망인 위생 상태에 질린 국민들이 국내 관광지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811만명이지만, 해외여행을 떠난 한국인은 1063만명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우리 국민의 국내 여행 증가율은 3.7%인 반면, 해외여행 증가율은 12%로 조사됐다. 이는 관광 수지 적자와 직결된다. 작년 우리나라 관광 수지는 61억달러 적자였다. 같은 기간 일본과 홍콩은 각각 88억달러와 130억달러의 관광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한 효과가 전혀 없었던 셈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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