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또 '고난의 행군' 회고…수해ㆍ제재 의식하나
[앵커]
북한의 김정은이 최근 현장시찰을 하면서 또다시 '고난의 행군' 시기를 회고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이 20여 년 전에 겪었던 심각한 경제난을 언급한 데 대해 최근 발생한 대규모 수해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평양시 근처에 있는 주사기 생산공장을 시찰한 김정은은 공장이 건설되던 때를 회고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동지께서는 대동강주사기공장은 적들의 악랄한 고립·압살 책동과 혹심한 자연재해로 하여 온 나라가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했던 고난의 행군, 강행군 시기에 일떠섰다고 말씀하시었습니다."
김정은이 공식적으로 '고난의 행군'을 언급한 것은 지난 5월에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이후 처음입니다.
'고난의 행군'은 북한이 1990년대 후반에 겪은 최악의 경제난으로, 이 시기 최소 수십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이 이처럼 이례적으로 '고난의 행군' 시기를 회고한 데 대해 최근 들이닥친 대규모 수해와 날이 갈수록 강화되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조선중앙TV] "두만강 연안에서 해방 후 기상관측이래 처음 보는 돌풍이 불어치고 무더기비(폭우)가 쏟아져 수만 세대의 살림집(주택)들과 공공건물들이 무너지고 막대한 자연재해를 입게 되었다."
특히 이번 수해로 수백 명의 사망자와 수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상황이 수많은 아사자가 나왔던 '고난의 행군' 시기를 연상시켰을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북한 당국은 수해복구를 위해 군부를 비롯한 모든 기관을 총동원하고 수해지역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