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한때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석권했던 모토로라(Motorola, 중국명 摩托罗拉)가 이제는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신징바오(新京报)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레노보(Lenovo, 联想)는 지난 27일 "전세계 레노보 직원 중 2% 가량을 감원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레노보는 전세계 5만5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해 레노보의 성명대로라면 약 1천1백명이 감원을 면치 못한다.
주요 외신은 "이번 감원 대상에는 모토로라 모바일 부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현재 해당 부문에는 1천2백명 가량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약 700명 가량이 해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노보의 모토로라 직원 감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도 "사업의 전략적 일환"이라며 모토로라 직원 500명을 감원한 바 있다.
레노보는 지난 2014년 10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의 모바일 부문을 29억1천만달러(3조1천195억원)에 인수했었다. 당시 인수 항목에는 인수 항목에는 직원 3천5백명, 특허 2천개, 브랜드 및 상표 등이 포함됐다.
당시 이는 메가톤급 인수로 주목받았지만 인수 이후 해당 부문의 고위급 관리 이직이 끊이지 않았고 모토로라의 브랜드 파워는 갈수록 줄어들었다.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6월 30일 발표된 레노보의 '2016년 1분기 재무보고에 따르면 레노보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천12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감소해 시장점유율도 1.5% 감소한 3.2%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2016년 제2분기 글로발 스마트폰 판매량' 통계에서도 삼성, 애플, 화웨이(华为), 오포(OPPO), 비보(vivo)가 상위 5위권을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레노보의 모토로라 인수가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한 후 기술 및 특허자원을 모두 짜내 레노보가 인수했을 당시에는 사실상 빈 껍데기에 불과했고 오로지 브랜드만 남았다"고 "레노보가 모토로라를 인수했을 당시 기대했던 '1+1>2'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모토로라는 이미 레노보의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레노보가 모토로라를 비롯해 다양한 보유하고 있지만 가격, 성능, 연령 등 어느 부문에서도 제대로 된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지 못했다"며 "이를 빠른 시일 내에 해내지 못하면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때문에 자원만 소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모토로라는 2011년 125억달러(13조5천억원)에 구글에 인수된 바 있다. 당시 구글은 자체 브랜드 '넥서스'에 모토로라 인수 후 '모토'도 병행했지만 큰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