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화려한 불빛과 관광객들로 북적여야할 태국 밤거리가 한산한 모습이다. © AFP=뉴스1
英 언론 "화려한 태국 밤거리가 '유령 도시'로 변해"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검은 상복에 연이은 축제취소, 금주령까지. 휴가를 맞아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태국 관광청은 15일(현지시간) 푸미폰 아둔야뎃(88) 국왕의 서거와 관련해 외국인 관광객 권고사항을 발표하며 "공공 장소에서는 단정하고 애도를 표하는 복장을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또 태국 정부가 11월 13일까지 유흥을 자제하도록 권장함에 따라 유흥업소는 애도기간 중 영업여부를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국왕의 장례의식이 거행되는 왕궁과 왕국사원(에메랄드 사원)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류 판매도 일부 제한됐다. 태국주류위원회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는 평소처럼 술을 팔 수 있다"며 "그러나 일요일엔 모든 주류 판매가 금지된다"고 밝혔다.
이와 맞물려 오는 17일 열릴 에정이었던 대표적 관광지 코팡안의 최대 축제 '풀 문 파티'가 취소됐으며 관광지의 주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
태국을 방문중인 잭 도티는 "국왕 서거 애도로 30일간 금주령"이라며 "풀 문 파티는 망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제시카 월시도 트위터에 "풀문 파티가 취소됐다"고 전하며 "처참한 기분"이라고 실망감을 전했다.
태국에 거주하는 한 남성도 "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1년 뒤에 오라"며 "지금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태국 풀문파티(Full-moon party) 홈페이지 갈무리.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서거를 애도하며 오는 17일 열리는 풀문파티가 취소됐음을 알리고 있다. © News1
영국 일간 더 선은 화려한 불빛과 관광객들로 가득하던 태국의 밤거리가 '어두운 유령도시(ghost town)'처럼 변했다고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밤엔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약국만 어두운 밤거리를 밝히고 있다. 나이트클럽도 국왕 서거 이후 한산해진 모습이다.
또 관광객에게도 애도를 표하는 검은옷 또는 단정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고 권고되면서 시장에선 검은 옷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 국가적 애도기간으로 태국 관광 산업도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숀 다비 제프리스그룹 연구원은 "(13일 국왕 서거 이후) 짧은 기간 동안 관광객이 줄어든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관광객 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더욱이 관광 산업이 GDP의 10%를 웃도는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태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더욱 클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우리 정부도 16일 "태국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이 경건한 분위기 속에 태국인들의 애도에 대해 이해와 존중을 표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태국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은 이 기간 동안 지나친 음주 및 오락 등 현지인들의 정서에 어긋나는 행동을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며 ""조의 관련 행사장 등에서는 가급적 단정한 복장을 착용하고 경건한 태도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13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서거로 애도 기간이 지속되는 가운데 15일(현지시간) 한 식당에서 밥을 먹는 시민들이 모두 애도를 표하는 검은 옷을 입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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