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중학교가 신체 자유 존중을 이유로 친구 사이 포옹이나 손잡는 것 등을 금지한 규정을 지난 9월부터 시행해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사회성을 키울 기회를 박탈한다고 주장했지만, 학교는 긍정적인 반응을 여러 곳에서 얻었으며 공동체 의식 함양에 좋은 계기가 될 거라고 밝혀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잉글랜드 노샘프턴의 말콤 아놀드 아카데미가 9월부터 학생들의 포옹이나 악수 등을 금지한 사실이 밝혀졌다. 손잡는 것도 포함한다. 정확한 수위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들킨 학생들도 벌할 방침이다.
크리스 스티드 교장이 “학생의 신체적 자유를 존중하고 개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라고 이유를 말했지만 학부모들 반응은 부정적이다.
두 아이를 둔 40대 여성은 “친구들과 몸을 부대끼며 학교에 다녔다”며 “그들의 따뜻한 포옹은 늘 힘이 되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밀치거나 몸싸움은 몰라도 악수, 포옹 막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너무 각박해지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아들을 둔 한 부부는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따돌림 문제나 해결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다른 사람과 교감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학교가 퇴화시킬 것”이라며 “비인간적 사회를 만들 생각이냐”고 되물었다.
학교 측 입장은 다르다.
스티드 교장은 “우리 학교에서 지내려면 규정을 따라야 한다”며 “많은 학부모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불편할 수 있는 행동을 금지하자는 생각은 암묵적으로 동의한 내용”이라며 “이제야 겉으로 드러나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옹, 악수 금지로 서로의 신체적 자유를 존중하면서 오히려 공동체 의식이 강해졌다고 밝힌 스티드 교장은 “비슷한 규정이나 기대는 다른 학교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네티즌들은 학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