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최연소로 스포츠영웅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역대 9번째로 스포츠영웅에 선정된 김연아는 “한국 스포츠 발전과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김진경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6)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영웅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박 대통령 손 놓은 일’ 해명
“줄 안 맞아 우왕좌왕하다 생긴 오해”
김연아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영웅 명예의전당 헌액식에 참석했다. 김연아는 역대 최연소, 겨울 스포츠 종목 선수로는 최초로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011년부터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한 체육인을 스포츠영웅으로 선정해 왔다. 2011년 손기정(마라톤)·김성집(역도)을 시작으로 2013년 서윤복(마라톤), 2014년 민관식(체육행정)·장창선(레슬링), 2015년 양정모(레슬링)·박신자(농구)·김운용(체육행정) 등 8명이 체육회 명예의전당에 헌액됐다.
김연아는 지난해에도 12명의 최종 후보에 선정됐고 인터넷 팬 투표에서도 82.3%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50세 이상을 후보로 한다는 선정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스포츠영웅이 되지 못했다. 올해부터 나이 제한이 없어지면서 스포츠영웅이 됐다.
김연아는 “그동안 스포츠영웅에 선정되신 분들은 체육계의 원로분들인데 나는 많이 어리고 턱없이 부족하다”며 “앞으로 의미 있고 값진 삶을 살라는 격려와 응원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한국 스포츠 발전에 헌신하고 평창 겨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역할도 하겠다”고 말했다.
공식 행사 이후에는 늘품체조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해 광복절 행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손을 일부러 뿌리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김연아는 신중하게 대답했다. 그는 “내가 아무리 버릇이 없어도 어른(대통령)의 손을 뿌리치진 않았을 것이다. 서 있는 줄이 맞지 않아서 우왕좌왕하다가 그런 일(손을 뿌리치는 행동)이 생겼다”고 해명했다.
김연아는 지난 2014년 11월 최순실씨의 측근 차은택씨가 만든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때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불편한 관계가 이어졌다. 이후 김연아는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혀 각종 포상 등에서 제외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지난해 광복절 행사에서 김연아가 박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가 슬며시 놓은 것도 정부와 불편한 관계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더구나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나는 김연아를 안 좋아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이와 관련, 김연아의 에이전시인 올댓스포츠 구동회 대표는 “김연아가 ‘왜 찍혔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정부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게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 2012년 새누리당 캠프로부터 토론회에 와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응하지 않았다. (정부로부터 찍힌 시점이) 그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또 “늘품체조 시연회 때도 참석 요청을 받았으나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 일정을 소화하느라 가지 못했다. 또 겨울 종목 선수인 김연아와 이미지가 맞지 않는 행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나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