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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니?”…허니버터칩의 근황을 묻다

[기타] | 발행시간: 2017.01.18일 11:46
-한때의 초대박상품, ‘증설의 저주’ 걸렸나 살펴봤더니…

-현재 제과 4위…2000년대 제품으론 유일무이

-반짝 돌풍 일으키다 사라진 꼬꼬면과는 비교할 수 없어

-제과업계는 생경한 이름붙인 ‘요리맛’ 과자로의 진화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잘 지내니?” 아련한 옛애인에게 묻듯 불러본다. 그 이름 ‘허니버터칩’.

2년전 인스타그램을 도배했던 허니버터칩을 다들 기억할 것이다. 당시 유통가에선 허니버터칩을 먹어본 이와 그렇지 못한 이로 나뉜다는 소리까지 나왔었다. 편의점과 마트에는 ‘허니버터칩 없습니다’라는 메모가 문패처럼 붙었고 전리품과도 같았던 허니버터칩을 먹었다는 이는 경의(?)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사진설명=허니버터칩. 왕년의 신드롬에는 못미치지만 여전히 해태제과의 제일 효자다.]


시간이 흐른 지금, 허니버터칩은 동네 슈퍼에도 편의점에서도 언제든 살 수 있는 ‘쉬운 녀석’이 됐다. ‘한물 갔다’, ‘공장 늘리고 망했다더라’는 말이 돌았다. 요즘 허니버터칩은 잘 지내고 있을까.

▶증설의 저주? 허니버터칩의 진실=“자존심 상하네요. 저 아직 잘나가요. 4위거든요?”

허니버터칩에 말을 걸었다면, 이렇게 쏘아붙였을 지도 모르겠다. ‘썰’을 들어봤다. 해태 한 관계자는 일단 ‘꼬꼬면의 몰락’과 비교하는 것을 거부했다.

“꼬꼬면과 비교하시면 안됩니다. 꼬꼬면은 출시 6개월만에 인기가 떨어졌고 현재는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죠. 허니버터칩은 출시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월매출 80억~85억원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스테디셀러입니다.”

유통업계에서 꼬꼬면은 ‘증설의 저주’로 통한다. 출시 초기 제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설비 증설에 나서면 인가가 떨어져 업체가 낭패를 보는 현상이다.

2011년 8월 ‘하얀국물’이라는 역발상으로 라면사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팔도 ‘꼬꼬면’은 출시 3일만에 400만개가 팔려나가는 인기를 누렸다. 같은해 삼성경제연구소가 정한 대한민국 1등 상품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기존의 빨간국물의 얼큰함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호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500억원을 투자한 공장 증설 이후 판매량이 급감해 팔도에 큰 손실을 안겼다. 2011년 12월 17억8000만원에서 다음해 1월에는 14억3000만원, 2월에는 5억7000만원으로 감소했다. 두 달새 3분의1 수준으로 줄어드는 수모를 당했고 현재는 시장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다.

그런 꼬꼬면과 허니버터칩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해태의 입장이다.

실제 허니버터칩은 스낵 시장에 완전히 안착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상반기 기준 스낵 4위를 기록했다. 톱5 제품이 꼬깔콘(1983년생), 포카칩(1988년생), 새우깡(1971년생), 프링글스(1967년생)이니 ‘형님’들과 경쟁해 살아남은 유일한 2000년대생이다.

짠맛 일색이던 감자칩 시장에 달콤한 감자칩 바람을 몰고왔던 허니버터칩은 2014년 출시 첫해 200억원, 2015년 900억원어치가 팔려나가며 최대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해태제과가 예상했던 매출의 10배가 넘는 반응이었다. 이같은 인기에 해태제과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에 제2공장을 증설했고 연매출 2000억원까지도 내다봤다. 그렇기에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해태제과 한 관계자는 “매출 증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기존 스테디셀러 제품들의 과정을 밟는 것이며 현재 감자칩의 짠맛 대비 단맛 시장에서 허니버터칩의 점유율은 최대치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40여개 미투제품들은 거의 사라졌으며, 제2공장은 어차피 필요했던 공장이었다”며 “현재 여기서 생생칩, 참기름 감자칩을 함께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낙 대박템이었다보니, 허니버터칩과 ‘증설의 저주’를 연관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폭발점을 찍은 후 어느정도 하락세는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다.

어쨌든 업계에선 감자칩 시장 꼴찌를 면치못하던 해태가 허니버터칩으로 ‘단짠’ 감자칩의 정석을 만든 것엔 인정하는 분위기다.

전체 스낵시장의 축소도 허니버터칩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전체 스낵시장 규모는 2015년 1조3936억원이었지만 2016년 상반기에 6532억원으로, 전년도 상반기(7271억원)는 물론 하반기(6665억원)에도 못 미쳤다. 허니버터칩과 같은 히트제품이 나오지 않으면서, 스낵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트렌드, 소비자 입맛 예측 불가능=“예전 같으면 신제품이 나오고 1~2년은 유행이 이어졌는데, 요즘은 3개월을 채 넘기지 못합니다.”

제과업계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스낵의 유행 주기가 갈수록 단축되면서 ‘대박’ 제품 터지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전국을 바나나 열풍으로 몰아넣었던 바나나맛 파이 역시 인기가 주춤해졌다. 지난해 3월 오리온에서 출시된 ‘초코파이 정(情) 바나나’는 4월 한달간 2000만개가 팔렸다.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오리온은 출시 한 달 만에 생산라인을 늘렸지만 금세 열기는 무색해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오리온 바나나맛 파이의 지난해 5월 매출은 전월 대비 9.5% 감소했다. 6월에는 아예 반토막이 났다. 롯데제과 역시 ‘몽쉘 초코&바나나’를 출시한 후 1500만개 판매고를 올리자, 생산설비 규모를 150% 이상 늘렸지만 이후 판매는 내리막으로 돌아섰다.

바나나맛 초코파이는 원조 초코파이 탄생 ‘42년만의 변신’이었다. 이를 위해 오리온은 3년간 연구개발을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돌풍은 짧았다.



[사진설명=가장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녹차맛 시리즈.]

최근에는 녹차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녹차맛 ‘초코파이情’이 나오자 해태제과 역시 포키녹차와 함께 오예스에 녹차를 가미한 오예스 녹차맛을 선보였다. 하지만 최근 짧은 제품주기로 인해 이같은 바람도 반짝인기로 그칠지 모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과업계에서는 다양한 시도로 소비자들의 잠자는 입맛을 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과자에 ‘모든 맛’이 다 나와있다면, ‘없던 맛’을 찾아야 한다는 게 목표점이다. ‘요리맛’이 출현하면서 그동안 과자에서 볼 수 없던 생경한 이름들이 속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사진설명=타코야키볼, 떡꼬지맛 등 요리맛 과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리온의 스윙칩 간장치킨맛, 고래밥 양념치킨밥, GS25와 함께 개발한 스윙칩 오모리 김치찌개맛, 빙그레의 꽃게랑 불짬뽕맛, 해태제과가 내놓은 해물맛 오코노미야끼칩, 타코야끼볼, 참기름 감자칩, 농심의 포테토칩 바나나킥맛, 포테토칩 짜왕맛과 포테토칩 불짬뽕맛, 롯데제과 토스티드칩 사워크림&어니언, 간장치킨맛 등 이름에선 그래서 제과업계의 고민의 흔적이 담겨 있다. ‘괴식’이라는 일각의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제품은 단기간 좋은 성적을 거두고있긴 하다. 언제 ‘오리지널(원조)’로 돌아올지 모르지만 말이다.

summer@heraldcorp.com


출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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