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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수기]'풋사과'들과의 만남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01.24일 10:04
(흑룡강신문=하얼빈) 출산의 고통을 겪으며 아기를 낳고 육아 5년만에 조선족의 넋을 안고 학부모님들은 자녀를 우리 조선족유치원에 보냈다.

  엄마, 아빠를 떨어지기 싫어서 유치원이 떠나갈듯이 발버둥치며 자지러지게 우는 애를 등지고 돌아서는 부모들은 애간장이 터진다. 그래도 어려서부터 민족의 문화와 언어를 이어가려는 민족심때문에 눈물을 감추며 돌아선다. 덜 여문 풋사과마냥 연한 핑크빛 도는 애들의 얼굴에서 눈물이 줄끊어진 구슬마냥 한없이 내린다.

  이런 눈물투성이인 애들을 품속에 꼭 껴안고 달래고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땀에 흠뻑 젖는다. 이렇게 우리반 꼬마들과의 첫만남이 시작되였지. 봄에 꽃이 피기 시작해서부터 민들레꽃, 냉이꽃을,여름에는 화단속의 잡화를,가을에는 빨갛고 노랗게 곱게 물이 잘 든 단풍잎을, 겨울에는 마른 꽃까지 놓치지 않고 아침에 보자마자 선물이라며 나한테 주면서 반길때가 부지기수이다.

  이뿐이랴,코물 질질 흘리며 심한 감기 걸려도 떼를 쓰며 선생님 보고싶어서 유치원에 가야한다는 준이,코딱지를 띄여주는 나의 품에 덥석 안겨 선생님은 엄마 같아요 라고 어른스럽게 표현을 아끼지 않은 원이, 이런 애들과 함께 있노라면 내가 사랑받고 있는 사람이라는걸 더 한층 깊이 절실히 느껴지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선물을 일년사시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수시로 받는 이런 선물보다 더 소중한 선물이 또 어디 있으랴! 팔이 아프도록 안아주고 싶고 입술이 닳도록 볼에 뽀뽀하고 싶다.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다고. 아주 많이~

  한학기에 감동의 눈물, 기쁨의 눈물은 한두번은 아닌듯싶다. 애들때문에 웃고 울고 손벽치며 토끼춤에 개구리춤,먹고 자면서 이렇게 지낸지가 봄바람이 살랑살랑 얼굴을 간지럽히며 불때부터 사뿐사뿐 첫눈이 내리기까지 시간이 어느샌가 훌쩍 지나가고 벌써 곧 년말이 다가왔다.

  시간은 류수같아 애들도 멀지않아 학교에 다니고 사회를 익히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사귀고 어울리면서 그속에서 질투와 시기,음모와 배신,좌절과 실패 등등이 호시탐탐 노리고 시험치게 될것이지만 그럴때마다 항상 씩씩하게 물리치고 바른 인격을 갖춘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글은 어쩌면 화려하지도 품위있지도 않고 많이 서툴고 미숙하지만 오늘 우리반 이쁜이의 마른꽃을 받고 뭐라도 적고 남기고 싶은 마음이 꿀뚝같아서 이렇게 필을 들고 적어본다.

  /한연려(상지시조선족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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