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성직자와의 악수를 거부했나, 흑인 성직자가 트럼프를 무시했나.
21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도회의 마지막 순서로 성당 중앙 통로를 행진하는 다양한 종교의 성직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이 때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성직자들에게는 손을 내밀면서도 흑인 성직자와는 악수를 나누지 않았다. 국내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을 두고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흑인 성직자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국립성당에서 열린 국가기도회에 참석해 성직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미국의 정치 블로그 ‘데일리 코스’는 24일 이 흑인 성직자가 오히려 절묘하면서도 공격적인 태도로 트럼프를 무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영상을 보면 이 성직자가 트럼프에게 다가가면서 오른손에 쥐고 있던 홀을 왼손으로 쥐려다 다시 오른손에 들고 트럼프에게는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앞만 보고 걸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 역시 그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이 블로그는 그간 인종차별 발언을 일삼아 온 트럼프가 복수를 당했다고 결론내렸다.
동영상 캡쳐 출처:ABC뉴스 페이스북
동영상 캡쳐 출처:ABC뉴스 페이스북
트럼프 부부는 이날 국가기도회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와 함께 성당의 앞줄에 앉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행사에 집중하지 않고 손장난을 하거나 조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이날 국가기도회에는 개신교와 천주교, 유대교, 이슬람교, 힌두교, 그리스 정교회 등 각 종교 대표자들이 참석해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에게 축하를 건넸다.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국가기도회에 참석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지만 올해는 성당의 일부 진보적 신도들이 그의 참석에 반대해 논란이 일었다. 매리언 버디 주교는 그러나 “트럼프의 언행 일부에 대한 분노의 감정에 공감한다”면서도 “자격과 상관없이 모든 이를 환영해야 할 의무를 느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