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억명 죽일 유일한 무기…공격 가능성 매년 늘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53회 뮌헨 안보 컨퍼런스(MSC)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가 미군이 전 세계적인 전염병이나 바이오 테러 공격에 대한 대비가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9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열린 제53회 뮌헨 안보 콘퍼런스에서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인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보 당국은 핵무기가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다며 심각해하지만 테러리스트가 바이러스를 활용한다면 수억 명도 죽일 수 있다”며 “10억 명까지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술의 발전, 이동이 빠른 세계화 같은 환경적 변화로 바이오테러이든 자연 발생적인 전염병이든 10년 내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재앙이 닥칠 합리적인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빌 게이츠는 아내와 함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재단은 전염병을 예방하고 개발도상국 공공의료시설을 확충하는 등 국제 보건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이어 병의 전염을 감시하는 노력과 기술의 혁신만이 이를 막을 치료제(백신)를 더 빨리 개발해 보급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러한 공격을 대비하기 위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군도 이에 대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 특정 장소를 폐쇄하려면 정부와 군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더욱이 민간, 특히 비정부기구는 분쟁 지역에서의 전염병 발병 땐 예방 조치 자체가 불가능하다. 2014년 이후 서아프리카에 번진 전염병 에볼라 사태를 경험한 미 아프리카 사령부의 장교 토머스 발트하우저도 “군은 전염병 발병 이후의 혼란 상황에서 군의 관리 능력을 제공할 수 있다”며 빌 게이츠의 말을 거들었다.
빌 게이츠는 “인공 전염 바이러스를 만드는 기술은 과거 국가 차원에서 다뤄졌으나 일반 생물학자도 다룰 수 있을 만큼 대중화하고 있다”며 “(전염병의 확산) 가능성은 매년 늘어나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콘퍼런스에는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안토니오 구테레스 국제연합(UN) 총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세계 주요 정상이 참가했다.
김형욱 (nero@edaily.co.kr)
출처: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