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중국계 미국인 양전닝(94) 박사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중국 국적을 취득했다.

컴퓨터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미국 국적의 야오치즈(70) 박사도 중국인으로 귀화했다.

2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학원이 최근 원사(院士) 자격 부여를 위한 규정을 신설해 두 박사의 신분을 '외국적 원사'에서 '일반 원사'로 바꿔 등재했다. 이는 중국과학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원사는 중국 과학기술계 최고의 학술 칭호로 뛰어난 연구성과와 공헌을 한 과학자에게 종신 영예직으로 주어진다. 현재 중국과학원에는 모두 754명의 원사가 있으며 이중 78명이 외국적이다. 두 박사는 현재 모두 중국에 거주하면서 칭화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양전닝 박사는 안후이성 출신으로 1945년 미국에 유학, 시카고대학에서 엔리코 페르미에게 수학하고 1966년 뉴욕주립대 교수가 됐다. 1957년 '약한 상호작용에 의한 패리티(parity) 비보존(非保存) 이론'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64년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가 1971년 미중 관계가 회복에 접어든 이후 중국에 방문교수로 들어온 첫 중국계 과학자가 됐다.

2003년 부인과 사별한 양전닝 박사는 82세였던 2004년 54세 연하로 당시 28세였던 광동외국어무역대학 대학원생 웡판과 결혼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야오치즈 박사는 상하이에서 태어나 국공(국민당과 공산당) 내전 기간에 부모를 따라 대만으로 옮긴 뒤 197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컴퓨터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연구성과로 튜링상을 수상했다.

중국은 현재 해외 대학과 연구소에서 석학, 박사 등 고급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부터 해외 고급인재 2000명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 '천인(千人)계획'을 국가혁신 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 중이다.

닝촨강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는 "다른 중국계 과학자들이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과학연구 자금 지원을 받기 쉬워지면서 젊은 중국계 과학자 사이에선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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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