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LG전자가 세계 최대의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을 운영하는 미국 게임사 밸브(Valve)와 손잡고 이르면 올 하반기 안에 가상현실(VR) 기기를 내놓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는 밸브와의 협력을 통해 고성능 헤드셋 VR 기기 개발을 하고 있다. 개발 부서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아닌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다.
밸브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게임개발사 컨퍼런스에서 양사가 개발 중인 VR 기기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정확한 출시일이나 스펙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밸브 관계자는 "높은 정확성과 다음 세대의 경험을 위해 개발 중인 VR 기기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LG는 작년에 상반기에 출시한 스마트폰 'G5'의 액세서리 중 하나로 슬림 고글 형태의 VR 기기인 'LG 360 VR'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모델은 이를 업그레이드한 후속 제품인 셈이다.
LG는 유선 연결로 인한 사용 공간의 제약을 없애면서 스마트폰 기반의 VR 헤드셋보다 나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독립형 VR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현재 뚜렷한 강자가 없는 VR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삼성전자가 판매하고 있는 '기어 VR'처럼 기기에 스마트폰을 장착하는 형태는 아니다. LG의 VR 기기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이나 HTC의 바이브처럼 PC나 게임기과 호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밸브는 대만 스마트폰 개발사 HTC와의 협력을 통해 바이브를 공동개발한 바 있다. 바이브는 현재 업계에 나온 VR 기기 중 가장 높은 사양을 지닌 최고가 제품이다.
무선 VR컨트롤러, 룸 스케일 무브먼트, 내장형 카메라가 탑재된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바이브는 국내에서는 12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밸브가 운영하고 있는 스팀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인디 개발사들이 다수의 VR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만큼 LG는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스팀에 등록된 VR 콘텐츠는 1000여개에 육박한다.
LG관계자는 "밸브와의 협력을 통해 VR 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아직 양사가 개발 중인 제품이라 추가 정보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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