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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당신이 아는 구름은 몇 가지인가요

[기타] | 발행시간: 2017.03.30일 09:51

[한겨레] 세계기상기구 구름도감 150여 종에 신종 11개 추가

‘아스페리타스’는 아마추어과학자 발견, 시민과학 힘

새털구름, 뭉게구름, 양떼구름….

 하늘에 뜬 구름은 시기에 따라, 높이에 따라, 기상 상태에 따라 아주 다양한 형상을 띤다. 변화무쌍한 그 모습들은 그래서 여러가지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된 지난 22일 동틀 무렵 강원도 원주의 하늘에선 노란 리본 모양의 구름이 나타나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애잔하게 만들기도 했다. 기상청에선 두께가 얇은 형태의 상층운인 권운(새털구름)일 수 있다는 밋밋한 해석을 내놓았지만, 구름의 형상이 주는 감정의 파장은 긴 여운을 남겼다. 위 사진 속의 구름은 이번에 국제구름도감(ICA)에 새로 얼굴을 내민 구름이다.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거무튀튀한 색깔에 꿈틀꿈틀 거리는 듯한 모양이 뭔가 공포스러운 느낌을 준다.

 낯선 구름의 모습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궁금할 때 들여다볼 수 있는 게 바로 국제구름도감이다. 도감이 분류해 놓은 세계의 구름 이름은 150종이 넘는다. 이 구름도감에 최근 12개의 새로운 구름 이름이 등장했다. 한 구름에 2가지 이름이 붙은 경우가 있어, 구름 수로 따지면 11개가 추가됐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 23일 ‘세계 기상의 날’을 맞아 30년만에 구름도감 개정판을 발표했다. 이번 구름도감은 기상기구가 국제구름도감을 만든 이후로 네 번째 개정판이다.

1896년 처음 탄생한 구름도감은 기상학에 관심이 많았던 영국의 화학자 류크 하워드가 1803년 구름의 형태와 밝기, 구조, 높이 등을 기준으로 만든 분류 체계를 따르고 있다. 기본 구름 역할을 하는 속(genera) 구름 10개를 기반으로 한다. 우리가 잘 아는 권운(새털구름), 고적운(양떼구름), 적운(뭉게구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 다음 단계로 종, 변종, 보충형 구름, 부속구름, 특수구름 등의 카테고리가 이어진다. 각 구름의 명칭은 라틴어다.



 이번에 새로 등재된 12개 유형의 구름 가운데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이 위 사진의 ‘아스페리타스’(asperitas) 구름이다. ‘아스페리타스’는 라틴어로 거칠다는 뜻이다. 구름 사진을 보면 마치 바다에서 커다란 물결이 사납게 출렁이는 듯한 모양이다. 도감은 “아스페리타스는 구름 아래쪽에서 형성된 파도처럼 생겼다”고 설명한다.

 이 구름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구름 발견자가 전문 과학자가 아닌 아마추어 시민과학자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구름 애호가 단체인 구름평가협회(Cloud Appreciation Society)는 2006년 미국 아이오와주의 한 회원으로부터 이 구름을 처음 보고받았다. 이 단체는 이후 비슷한 구름이 다른 곳에서도 발견되는 것을 보고, 2008년부터 이 구름을 도감에 추가하자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를 통해 “아스페리타스의 등재는 시민과학의 힘에 의한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사진을 찍어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이 일반 대중들에에 이런 힘을 부여했다”라고 밝혔다.

 아스페리타스는 구름 분류 체계상 보충형 구름에 속한다. 세계기상기구는 이번에 아스페리타스 외에도 4개의 구름을 보충형에 새로 추가했다. 구름 가운데에 커다란 구멍이 있는 구멍구름 ‘카붐’(cavum), 잔 물결 모양의 물결구름 ‘플룩투스’(Fluctus), 울타리를 둘러친 것같은 벽구름 ‘무루스’(murus), 낮은 높이에서 꼬리 모양의 구름을 형성하는 꼬리구름 ‘카우다’(cauda)가 이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꼬리구름인 카우다는 언뜻 보면 깔때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세계기상기구는 넓고 평평한 비버의 꼬리를 닮았다 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 카우다는 일명 벽구름이라 불리는 무루스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플루멘’(flumen)이라는 이름의 부속구름으로도 등재됐다. 플루멘은 하천이란 뜻이다. 부속구름은 말 그대로 본래의 구름에 붙어 있는 구름이라는 뜻인데, 간헐적으로 본 구름과 따로 떨어져서 나타나기도 한다.

‘속’ 구름의 다음 단계인 ‘종’(species) 구름도 하나 추가됐다. 층적운에 속하는 ‘볼루투스’(Volutus)다. 라틴어로 회전한다는 뜻인데, 일명 ‘두루마리 구름’이다. 하늘 위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길다란 원통 모양의 구름이다. 하강하는 차가운 공기가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위로 밀어 올리면서 생긴다고 한다.

 간혹 발견되거나 특정한 지역에서만 발견되는 특수구름엔 다섯 가지가 추가됐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이 만들어내는 구름(cataractagenitus), 산불의 영향으로 형성되는 구름(flammagenitus), 공장 굴뚝에서 뿜어내는 수증기처럼 인간의 활동 결과로 만들어지는 구름(homogenitus), 나무의 호흡을 통해 생기는 습기의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구름(silvagenitus), 항공기의 비행운처럼 원래는 인간의 활동에 기원한 것이나 점차 자연이 만든 것같이 보이는 구름(homomutatus)이다.

 국제구름도감은 1896년 국제기상회의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세계기상기구는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디지털 온라인판 구름도감(https://www.wmocloudatlas.org/home.html)을 제작해 전면 공개했다. 온라인 도감에는 구름 사진과 설명, 동영상 등이 실려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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