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 <자료사진> © AFP=뉴스1
백만장자 출신의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국정 수행을 위해 장거리를 이동할 때 자신이 직접 비행기를 조종해 움직이는 국가 정상이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IT업체 백만장자 출신인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 얘기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 취임한 시필레(55) 총리는 19번의 국내외 공식 출장에서 비행기를 직접 조종했고, 경비는 자비로 지불했다고 총리실은 밝혔다.
긴축 정책을 적극 펼치며 정부 지출에 민감한 시필레 총리는 지난해 7월에는 핀란드에서 아셈(ASEM) 정상회의가 열리는 몽골 울란바토르까지 5000여km를 비행기를 몰아서 날아갔다.
핀란드 경제를 회생시키겠다고 공언해온 시필레 총리는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며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시필레 총리는 정치권에 입문해 2015년 총리가 될 때까지 IT 업계에서 수백만달러를 벌었다.
상냥한 성격의 시필레 총리는 열정적인 비행사이긴 하지만 비행기를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에 자비를 들여 비행기를 빌린다. 울란바토르 비행 때엔 6~7명이 앉을 수 있는 세스나525기를 몰았다.
2015년 9월 난민캠프를 방문한 유하 시필레 핀란드 총리 © AFP=뉴스1
총리실은 시필레 총리의 경비행기 임대 비용을 모르고 있지만 핀란드 시사 주간지 '수오멘 쿠발레흐티'는 비용이 수십만 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민들 사이에서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공직을 맡기 전인 2013년과 2014년에 시필레 총리는 두 차례 폐색전증을 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쾌됐다는 것이 총리실의 설명이다.
경호실장인 야리 이리탈로는 총리의 비행기 조종과 관련해 "철저하게 따져봤고, 안전 문제에 관한한 이걸 제한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리탈로는 "통계적으로 보자면 비행은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안전하다. 총리는 경험많은 조종사이며 유효한 조종사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비행기의 각종 장치도 상태가 좋다"고 덧붙였다.
시필레 총리가 항상 조종석에 앉는 것은 아니다.
2015년 11월 연정 구성 논의가 밤 늦게까지 이어졌을 때 시필레 총리는 고향인 핀란드 북부 오울루로 가는 항공편을 놓쳤다.
이른 새벽에 합의에 도달했을 때 시필레 총리는 비행편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대신에 이륙을 앞둔 응급수송 비행기에 올랐고 남은 한 자리에는 아내를 태웠다.
당시 시필레 총리가 앉은 자리는 일반 좌석은 아니다. 1시간 비행 동안 소형 비행기 내 화장실에 앉았다고 핀란드 최대 일간지 헬싱긴 사노마트는 보도했다.
시필레 총리는 총리 취임 직후 유럽 전역이 대규모 난민 유입으로 골머리를 앓자 자신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며 고향에 있는 본인 자택을 난민들에게 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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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