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영국 런던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의 남성직원들이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지지 의미로 공공장소에서 손잡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출처: 영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 트위터> 2017.04.06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남자끼리는 물론이고 여자끼리 공공장소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것도 낯설게 바라보는 서구에서 "남자끼리 손잡고 다니자"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캐나다 캔버라 등 세계 곳곳으로 이어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상에는 '모든 남성들 손잡자(allemannenhandinhand)' 문구에 해시태그를 붙인 사진들이 쏟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2일 오전 네덜란드 동부 아른헴에서 게이커플이 괴한들에게 피습당한 사건이 보도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피해자가 당시의 공포스러웠던 상황을 묘사한 글을 SNS에 올려 7500회 이상 공유되면서 파장을 일으키자, 현지 잡지 발행인인 바르바라 바렌드가 같은 날 "성 정체성과 상관없이 모든 남성이 한 주동안 손을 잡고 길을 걸어 다닐 수는 없을까"란 글을 올렸다.
이후 정치인, 유명 스포츠선수, 배우, 경찰관, 기업인들이 바렌드의 글에 호응해 남성 동료와 손을 잡은 사진을 SNS에 올렸고, 부총리까지 동료 의원과 손을 잡은 사진을 올리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영국 주재 런던 대사관의 남성 외교관들은 거리에서 손을 잡고 있는 단체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네덜란드는 세계최초로 2001년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국가이지만,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호모포비아(동성애공포증)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경찰관 두 명이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지지 의미로 공공장소에서 손잡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출처: 트위터> 2017.04.06
성소수자 지지 단체인 COC네덜란드의 한 관계자는 CNN에 "네덜란드를 '게이천국'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는 (동성애자의 사회적 통합) 층위가 더 얕다"고 말했다. 동성애자 10명 중 7명이 육체적, 언어적 폭력을 겪은 적이 있으며, 고등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동성애자 학생도 있다는 것이다. 또 일반인보다 동성애자의 자살률이 5배나 더 높다는 통계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aeri@newsis.com
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