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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청첩장…2030 청춘 축의금 부담 “덜덜”

[연변일보] | 발행시간: 2017.04.25일 15:06

“결혼의 계절” 봄이 왔다. 오래동안 뜸했던 인연들에게서 심심찮게 련락이 온다. 결혼을 손꼽아 기다려온 이들에게 싱그러운 봄은 설렘과 환희를 만끽하기에 “최고의 계절”이다. 하지만 축의금 지출이 늘어나는 이들에게는 가계 부담을 걱정해야 하는 “한숨의 계절”이기도 하다. 경제적으로 쪼들릴 지경까지 돼가며 축의금을 낼수는 없으니 받아든 청첩장을 앞에 두고 고민에 빠지는건 당연하다.

정해진 축의금 가이드라인이라도 있으면 차라리 속이 편할수 있다. 그렇지 못하니 상황을 따져 액수를 정하기 마련인데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다 보면 머리가 지끈 아프기까지 한다.

“청춘리포트”는 20일부터 22일까지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조선족 20, 30 청춘세대(493명)를 대상으로 축의금 부담정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우리의 축의금 문화의 의미와 문제점을 짚어봤다.



소득 적은 청년층, 커져가는 축의금 부담에 “가슴앓이”

진심으로 같이 기뻐하는 마음과 별개로 축의금은 대부분의 청춘들에게 짐이 되고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있는데 월급 등 소득은 늘어나지 않고서 경조사비 부담만 커져 “가슴앓이”를 하고있는게 결혼 적령기를 맞은 20, 30 청춘들의 현실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대상(493명)중 축의금 부담정도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82명(57%)가 “부담스럽다”, 114명(23%)이 “매우 부담스럽다”로 답했고 청찹장을 받아도 축의금 부담을 별로 느끼지 않거나 부담스럽지 않다에 각각 86명(17%), 11명(3%)에 그쳤다. 결혼식 청첩장에 대한 2030세대들의 부담은 큰 편인것으로 드러났고 응답자 10명 중 9명은 “가기 싫은 결혼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가고 싶지 않은 결혼식은 “평소 련락이 없다가 갑자기 초대하는 결혼식”(59.4%)이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한 김모씨(32살), 지난해에 상해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요즘 대학 동창들의 청첩장에 직장동료들의 경조사까지 몰려들어 두렵기까지 하단다.

“공무원 월급 손금보듯 빤하잖아요. 때론 지인들이 돌리는 청첩장이 은행 ‘빚청구서’로 보일 정도예요.”

지난달말 2건의 결혼식을 챙기고 나니 5월달에는 5일, 18일, 24일에 또 다른 결혼식들이 김씨를 기다리고있다. 김씨는 “결혼을 하는 친구와 나의 관계가 200원짜리인지, 500원짜리인지, 1000원짜리인지 고민하는 내가 치사해 보일때가 많다.”면서 한숨을 지었다.

또다른 설문조사 응답자 권모씨(28살)의 사정도 록록치 않다. 권씨는 취업준비생이다. 알바로 취업준비기간 생활비를 충당하고있다지만 결혼식 축의금은 어쩔수없이 부모님한테 손을 내밀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그에게 지인들의 결혼식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최소 몇개월에서 길면 몇년까지 일정한 수입이 없다보니 축의금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권모씨 친구 4명이 결혼식을 올렸다. 처음에는 축의금을 200원씩 내다가 결혼식장 음식값이 비싸다는걸 알고 난뒤부터는 500원을 봉투에 넣었다. 반면 취업을 한 친구들은 서로 1000원씩을 주고받았다.

권씨는 “애기 돌잔치 때 좋은 선물을 사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취업하고 결혼해 아이까지 낳은 친구들과 괴리감이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돈이 없다고 취업이 될 때까지 인간관계를 아예 끊는것도 쉽지 않다. 언제 끝날지 모를 취업준비기간동안 경조사를 모두 놓치면 고립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엄습한다.

결혼할 생각이 없는 싱글들의 경우엔 더욱 답답하다. 축의금을 “뿌리더라도” 다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에서도 김모씨나 권모씨가 느꼈던 서글픔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달수입 대비 축의금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365명(74%)이 5000원 미만의 월급을 받는데 그중 3000미만의 월급을 받는 응답자가 151명(41%)이나 차지했고 까운 친구나 직장동료 혹은 중요한 사람에게 주는 축의금 액수에 대한 질문에는 1위로 211명(43%)이 1000원, 그다음으로 199명(40%)이 500원을 선택했고 33명(7%)이 2000원을 축의금으로 준다고 응답했다. 월급의 적지않은 액수가 축의금으로 빠지고있었다.



후줄근한 지갑, 부메랑 재테크냐? 낌없는 축하냐?

설문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들의 한달 평균 축의금 지출은 월급의 20%를 차지한다. 게다가 봄철, 가을철 결혼시즌이면 월급으로 충당이 안될때가 많다. 실제로 5월, 10월 결혼시즌 축의금 총액수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165명(33%)가 축의금으로 나간 지출이 자신의 한달수입을 넘어선적이 있다고 답했다.

종종 결혼식에 “영업하러 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요즘 특히나 회사생활 하면서 결혼식 참여는 중요한 업무의 연장선상이 되였다. 결혼식 참여가 인적네트워크를 넓히는 도구로 쓰인다는 얘기다.

매달 지출해야 하는 통신비, 교통비, 식비 등 필수 생활비 등을 생각하면 축의금으로 나가는 돈은 상당히 큰 돈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모른척할수도 없고 다음달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는 하소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졸업후 한국에서 취업해 생활하다 6년만에 고향으로 찾은 박모(32살)씨는 4월 한달에 축의금으로 무려 5000여원을 썼다.

“그동안 련락이 끊겼던 동창들의 결혼식, 돌잔치가 한꺼번에 몰렸다. 솔직히 축의금을 내고 후회했다. 내 결혼식을 꼭 고향에서 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렇다고 그때가서 지금의 동창들이 모두 내 결혼식에 참여한다는 약속도 없지 않는가.”

박씨는 꽤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이처럼 부담이 커지다 보니 축의금의 본질이 축하의 마음이 아닌 준만큼 돌려받는 거래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있다. 내심 축의금을 내면서 낸만큼 돌려받을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계산하게 되는 탓이다.

축의금은 20,30 청춘세대에게 그만큼 몸시 예민한 문제이다. 그래서일가? 요즘은 이들사이에서 “축의금 재테크”라는 말이 떠돈다. 축의금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갈등에 휩쌓이면서 이를 생활화한 이들이 적지 않다. 축의금 지출을 꼼꼼히 관리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심리가 반영된거다.

최근에는 축의금 지출을 관리해주는 “인정빚”(人情账)과 같은 모바일 어플도 출시돼 인기를 끌고있다.

연길시 모 사업단위에 근무하는 리모씨(27살)는 “나중에 내가 결혼할때 내가 내 축의금만큼 제대로 모두 돌려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앱을 활용하고있다. 매우 도움이 되는 앱이다. 주변에 축의금 지출과 수입을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하는 친구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의금 부담이 크게 다가오다보니 언제부터 돌려받을 계산부터 하게 되는게 스스로도 안타깝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자는 결혼식의 본래 취지가 축의금 때문에 퇴색하는것 같다. 그런데 현실이 그러니 어쩌겠느냐”고 쓸쓸하게 한마디도 보탠다.



결혼식과 축의금 의미? 금액 크기가 관계의 척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우리의 축의금 기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중 347명(70.39%)이 합리하지 않다에 응했다.

축의금, 축하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내는 돈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무색해진 요즘, 하지만 그 시초는 “거래”가 아니였음이 분명하다. 우리 민족에게는 결혼식, 돌잔치, 환갑잔치 등등 많은 잔치가 있다. 하지만 넉넉치 못했던 옛날 우리 조상들은 대부분 돈 대신 자신의 집에서 만들어온 떡이나 쌀 조금 등으로 대신했다. 오히려 주기보다 잔치를 베푼쪽에서 더욱 소박한 만찬을 준비해 서로 어울리고 함께 축하해주는 진정 잔치다운 잔치를 벌렸다. 몇가지 없는 조촐한 음식이지만 그들은 무엇보다 행복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기뻐해야 할 잔치가 어느 순간 형식적인 잔치가 되여가고있다. 어느 시점부터 내가 낸 축의금을 돌려받고자 서로 눈치를 보는 축의금문화로 대체되고있다. 지갑 사정을 생각하면 쪼잔해지고 무리해서 많이 넣자니 빚만 늘어나는 현실이다. 축하의 마음을 얼마로 표현해야 적당할지 갈등이 일어나는 상황, 축의금 금액의 크기가 관계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결혼식과 축의금, 그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가?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앞날을 축복하는 의미로 작은 보탬을 주는것이 아니였을가?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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