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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쿠바 54년만에 화해했는데… 트럼프 또 '오바마 뒤집기'

[기타] | 발행시간: 2017.06.17일 03:29
[여행·금융거래 제한 조치… "쿠바 군부로 흘러가는 돈 차단"]

여행·송금 전면 금지는 안했지만 오바마가 이뤄낸 관계 정상화

이번 제재 강화로 크게 빛바래

美 "양국 간 대사급 외교는 유지… 자유선거 등 수용 땐 제재 풀 것"

前정부 인사 "미국의 自害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에 대한 금융거래와 여행 제한 조치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대(對)쿠바 정책을 확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15년 54년 만에 정상화시킨 미·쿠바 관계 뒤집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쿠바와의 대사급 외교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쿠바인에 대한 송금과 미국인의 쿠바 여행 등도 원칙적으로 계속 허용하기로 해 당초 전면 백지화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많이 완화됐다고 WP는 전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를 방문해 발표할 대쿠바 정책을 언론에 사전 브리핑했다. 이에 따르면 경제 제재와 관련, 미국인들의 쿠바 국민에 대한 송금은 그대로 허용하되 쿠바 군부나 정보 당국과 연계된 기업과의 금융거래는 금지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의 대표적인 국영기업인 '가에사(GAESA)'가 쿠바 군부와 연계돼 있으며, 미국의 여행 자유화를 통해 큰 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업은 쿠바 내 모든 소매 체인점과 57개 호텔, 여행버스와 식당 등을 운영하면서 쿠바 경제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백악관 측은 "국무부에 인권 유린과 관련한 쿠바 기업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지시할 방침"이라고도 했다. 오바마 정부의 관계 정상화 조치로 쿠바 국영기업들이 얻는 수익이 쿠바 공산 정권과 군부로 유입되는 것을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쿠바 국영기업이 운영하는 공항과 항만은 예외로 인정해 미국과 쿠바를 오가는 항공편과 크루즈선은 계속 운항을 허용키로 했다. 또 쿠바에 이미 투자한 미국 기업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이번 조치와 관계없이 계속 사업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재무부·상무부가 검토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호텔 체인 스타우드는 지난해 수도 아바나에 쉐라톤호텔을 개장해 운영 중이고,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 등도 쿠바에서 영업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쿠바 여행은 지금까지 가족 여행 등 12개 목적에 해당되는 경우 허가 없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단체 여행은 미국 기업이 조직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지금까지 단체 관광은 쿠바 정부가 운영하는 버스와 가이드를 이용했는데 여행 자금이 쿠바 정부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의 단체 여행을 금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3만7000명으로 전년에 비해 80%나 증가했던 쿠바 방문 미국인 숫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바를 다녀오는 미국인이 반입할 수 있는 품목에는 변화가 없어 개인이 쿠바 국영기업이 생산하는 럼주나 시가를 한도 없이 살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정책은 재무부와 상무부가 세부안을 마련한 후 시행될 수 있으므로 이 과정에서 몇 달이 소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까지는 쿠바 기업과의 금융거래와 쿠바 여행을 곧바로 제한할 수는 없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내부적으로 이 같은 대쿠바 강경 정책을 완화할 조건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NYT)는 "내년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의장이 물러난 후 자유선거 실시, 정치범 석방, 근로자에 대한 임금 직접 지급 등이 이뤄지면 제재를 풀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관계 정상화 이후 불과 2년 만에 미국·쿠바 관계가 후퇴하는 데 대한 비판론도 나온다. 벤저민 로드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은 NYT에 "미국의 자해(自害) 조치"라며 "카스트로 정부가 쿠바 국민이 겪는 고통의 근원을 미국 때문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빌미를 또 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5년 7월 1961년 외교 단절 이후 54년 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 미국 대사관 문을 다시 열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ducky@chosun.com]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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