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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아인슈타인도 "귀신 같은 현상"이라던 양자통신, 현실이 되다

[기타] | 발행시간: 2017.07.15일 03:06
1200㎞ 떨어진 곳서 정보 동시 수신… 중국, 위성 이용해 성공

정보 순간이동 비법은?

전자·양전자로 얽힌 양자, 하나의 상태가 바뀌면

다른 것도 저절로 바뀌어… 이 관계 활용해 정보 전송

대륙 간 양자통신도 추진… 곧 전 세계서 활용 가능

지구·화성 통신할 때의 20분 시간 차도 사라질 듯

지난달 16일 중국이 세계 최초로 양자통신위성 '묵자(墨子)'호를 이용해 1203㎞ 떨어진 두 지상 관측소인 '더링하'와 '리장'에서 양자 정보를 순식간에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스타트렉에 나오는 순간이동을 실현한 것이다.

묵자는 공자·노자와 함께 고대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광학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과학자이기도 하다. 양자통신위성 실험을 주도한 판젠웨이(潘建偉) 중국과학원 양자정보과학 주임은 "묵자는 2400년 전 빛이 직선으로 움직이며 물리 세계가 입자로 이뤄졌다고 최초로 주장한 인물로 바늘구멍 사진기를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고 말했다.

◇위성으로 양자통신의 거리 제한 없애

양자통신은 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光子)에 정보를 실어 보내는 기술이다. 광자는 기본적으로 전자기파이다. 전자기파는 여러 각도로 전달되는데 이 각도들이 양자의 정보가 된다. 광자의 양자 정보를 전송하려면 먼저 그 양자 정보를 다른 광자에 보낸다. 이 정보는 양자역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 얽힘 상태(entanglment)에 있는 또 다른 광자의 상태를 변화시킨다. 이런 방식으로 돌다리를 순식간에 건너듯 양자 정보를 보지 않고 전송할 수 있다.

또 양자통신은 보안에서도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정보 전달 수단이다. 광자는 건드리면 터지는 비눗방울처럼, 누군가 엿보려는 순간 특성이 바뀐다. 중간에 도·감청 시도가 있으면 암호 키 자체가 손상되기 때문에 아예 내용을 알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양자통신은 금융·군사용 통신의 핵심 암호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양자통신의 개념은 1984년 IBM의 찰스 베넷 박사와 캐나다 몬트리올대의 자일스 브라사드 교수가 만들었다. 이들이 개발한 양자암호는 통신을 주고받는 이용자들이 양자역학을 이용해 일종의 일회용 난수표를 주고받는 방식이었다.

1993년 IBM 연구진은 실제로 광자를 원격 전송하는 데 성공하며 양자통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전에도 양자통신에 성공한 실험은 있었지만 대부분 거리에 제약이 있었다. 중국 연구진은 허베이 시내 12.5㎞ 떨어진 두 연구소 사이에서 양자통신에 성공했다. 캐나다 연구진도 캘거리 시내 8.2㎞ 거리 두 연구소에서 양자를 전송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5년 100㎞ 거리의 양자통신에 성공했지만 전송 케이블이 모두 연구소 내에 있었다.

하지만 위성 묵자호를 동원한 이번 실험은 1200㎞가 넘는 장거리 통신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이를 기반으로 중국과 유럽간의 대륙 양자통신 실험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 실험까지 성공하면 2~3개 양자통신위성을 띄워 지구 어느 곳에서도 양자통신이 가능한 시대가 올 수 있다.

◇물질 대신 정보를 빛 속도로 순간이동

1200㎞가 넘게 멀리 떨어진 곳에 순식간에 정보를 보낸 양자통신의 근본 원리는 무엇일까. 먼 거리에서 동시에 정보를 받으려면 빛의 속도에 가깝거나 빛보다 빠르게 정보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이 세상에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 양자통신은 물질을 이동시키는 대신,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즉 측정되지 않은 상태의 양자 정보를 보내고자 하는 위치에서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라지는 동시에 나타나는 순간이동이 가능하다.

멀리 떨어진 곳의 양자 정보는 흔히 스핀(각운동량)이라는 상태로 나타낸다. 전자와 같은 입자는 축을 중심으로 특정 방향의 각운동량을 가진다. 실제로 회전하는 게 아니라 그런 물리적 경향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스핀은 오른쪽이거나 왼쪽 두 방향뿐이다. 오른쪽이면 스핀 업(up), 왼쪽이면 스핀 다운(down)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양자역학에서 입자는 스핀 업과 다운 두 가지 상태가 중첩돼 있다. 모든 상태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양자 얽힘은 한 입자가 쪼개져 전자와 양전자로 나뉘었을 때 두 입자 간의 관계를 나타낸다. 전자는 음의 전기를, 양전자는 양의 전기를 갖는다. 쪼개진 입자 중 전자가 스핀 업 상태이면 양전자는 스핀 다운이 되고, 반대로도 마찬가지다. 한 개의 입자를 두 개로 쪼갠 뒤 한 입자의 상태를 바꾸면 다른 한 입자의 상태가 동시에 반대로 바뀌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양자 얽힘이라고 한다.

양자역학에서는 서로 얽힘 상태인 두 입자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그 관계가 깨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 광년(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 떨어져 있어도 전자의 상태가 업에서 다운으로 바뀌면 동시에 양전자의 상태도 반대로 바뀐다. 각 입자의 상태를 0 혹은 1과 같은 하나의 정보라고 간주하면 입자의 상태 변화를 정보로 볼 수 있다. 빛보다 빠른 정보 전달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 얽힘은 현실에선 구현하기 쉽지 않다. 양자물리학의 토대를 마련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생전 양자 얽힘에 대해 "귀신 같은(spooky) 현상"이라며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구·화성의 통신 시간 차도 없어져

이론상에서나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던 이런 양자 동시 전송이 중국의 양자통신위성 실험에서 성공하며 현실화되고 있다. 연구진은 양자 순간이동(Quantum Teleportation) 실험 플랫폼에서 한 쌍의 광자를 만들어 하나를 위성으로 전송하고 다른 하나는 지상에 보관한 뒤 순간이동 실험을 수행하기도 했다. 양자 순간이동 기술이 제대로 구현되면 화성과 지구 사이의 통신 시간 차 20분마저 사라지게 된다.

안톤 차일링거 오스트리아 빈 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중국의 이번 실험은 양자통신이 전 세계 범위로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라며 "미래의 양자 인터넷 시대로 진입할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 [최인준 기자 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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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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