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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춘봉 서울나들이] 조선족에게 한국은 새로운 삶의 ‘용광로’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08.15일 15:07

시흥시 정왕동 이주민단지 야경, 중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요즘 부모님들을 따라 한국행에 오르는 젊은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부모들과 떨어져있을 때 어느 정도 고독하고 우울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부모님들이 피땀으로 벌어 보내준 돈으로 대학을 다니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면서 부족함이 없이 보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허나 한국에 온 후의 삶은 어떨가? 그 부모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면 자녀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한국생활을 겪더니만 어느 사이 정신적인 변화를 가져와 몰라보게 철이 들더라는 반영이다.

“아들이 며칠간 알바를 뛰더니 돌아와‘아빠, 엄마도 하는 일이 이처럼 힘들어요?’ 하고 물어요. 내가 ‘우린 10여년을 이렇게 보냈단다’고 말했더니 아들은 믿기지 않은듯 눈이 휘둥그래졌어요.”

한국에 온 아들이 집에서 하도 무미건조하게 보내기에 심심풀이로 해보라고 일자리를 구해줬는데 며칠 고생하더니 인제야 부모들의 로고를 리해하더라고 어느 한 부모가 들려준 얘기다.

한국에 온 젊은이들은 대부분 단 며칠간이라도 이처럼 고된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이들은 로동현장에서 힘들던 얘기를 다양하게들 표현한다. “세탁소에서 일을 했는데 무거운 물건을 들 때마다 허리가 부러지는 것 같아 3일 하고 그만두었다”, “방 20개나 되는 모텔에서 산더미 같이 많은 이불을 차에 싣고 나면 어깨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음식점에서 12시간 일하고 나니 눈앞이 캄캄했다” 등등이다. 평생 살면서 이와 같은 힘겨운 일은 처음이라면서 자신들의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부모들이 보내준 돈으로 근심걱정 없이 살던 이들이 어찌 고생이라는 걸 알 수 있겠는가. 한국에 와 부모님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더우기 힘겨운 로동현장을 경험하고서야 인생살이라는 게 어떤 것이라는 걸 처음이나마 터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고통과 경험은 훌륭한 스승이란 말이 있다. 곁에서 아무리 사람 되라고 타일러도 마이동풍이던 것이 단 한번의 고통으로 인생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을 가져온 것이다. 사람들은 혹간 “조선족들 한국에 돈 벌러 왔지 뭐야” 하고 말하기가 일쑤인데 사실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조선족들에 대해 말하면 한국은 뜨거운 용광로와도 같은 존재다. 용기와 도전이라는 정신적 자세가 없이 누가 감히 그 뜨거운 열기로 가득찬 ‘용광로’에 뛰여들겠는가? 고생을 두려워한다면, 고독과 고통과 땀이 두렵다면 누구든 이곳에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느 외진 골목의 음식점이나 마트에서 땀벌창이 되여 뛰여다니는 조선족 아줌마, 아저씨들의 보습이 매일과 같이 눈에 띈다. 멀리 고향을 떠나 이국타향에서 힘겹게 보내는 이들이 측은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탄복이 가고 존경스럽다.

간혹 좀 젊어보이는 조선족 아가씨나 학생인 듯한 총각을 만나 “수고 많아요”, “힘들지 않아요?” 하고 인사말을 건네면 답복은 “인젠 적응이 되여 할 만합니다”이다. 간단한 한마디지만 쉽지 않았던 지나간 한단락의 삶을 짐작할 수 있었으며 한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읽을 수 있었다. 살펴보면 고된 삶을 못 이겨 한국을 떠나는 젊은이도 있지만 대부분 놀라운 의력으로 새로운 삶을 영위해 나간다.

쇠는 달궈야만 강해진다. 일찍 왔든 늦게 왔든 한국이라는 이 새로운 삶의 ‘용광로’에 뛰여들기만 하면 누구든 더욱 강해지고 더욱 성숙되여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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