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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 시기 핵 전쟁 막아낸 영웅 페트로프, 77세로 사망

[기타] | 발행시간: 2017.09.19일 07:21

냉전 당시 인류를 핵 전쟁 발발 직전의 위기에서 구해낸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 전 소련군 중령이 지난 5월 19일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7세.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페트로프가 지난 5월 19일 혼자 거주하던 러시아 모스크바 교외 프리야지노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1983년 9월 26일, 당시 소련 방공군 중령이었던 페트로프가 모스크바 외곽의 비밀 군사기지에서 당직 근무를 서고 있을 때였다. 미국의 미사일 기지를 감시하던 위성이 갑자기 경보를 보내왔다. 미군이 미니트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기를 발사했다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페트로프의 머릿속엔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페트로프가 보기에 이 경보는 위성의 오류로 인한 것이었다. 미국이 소련을 선제공격한다면 미사일을 고작 다섯 발만 쏘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경보가 사실일 경우 한시라도 빨리 반격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소련의 존망이 페트로프의 손에 달려 있었다.

당시 미소 양국의 긴장은 최고조였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소련을 "악의 제국"이라 부르며 군비 경쟁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었다. 불과 3주 전엔 소련군이 소련 영공에 잘못 진입한 대한항공 007편을 격추시켜 미국 상원의원을 포함한 탑승자 269명이 전원 사망하는 참사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페트로프는 BBC 인터뷰에서 "내가 할 일은 손을 뻗어 전화기를 들고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었다"며 "마치 뜨거운 프라이팬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엄청난 압박감에 자리에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고 돌이켰다.

만약 이 사실을 상부에 보고한다면 소련군은 즉각 핵미사일로 반격에 나설 것이고, 이는 인류가 핵 전쟁의 소용돌이로 휘말려든다는 것을 의미했다.

페트로프는 신중했다. 약 5분여 동안 시끄럽게 울리는 경보 속에서 여러 정보를 차분히 종합한 끝에 경보가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페트로프는 "직감에 따른 결정이었다. 확률은 50대 50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페트로프의 판단은 옳았다. 해당 경보는 위성이 구름에 반사된 햇빛을 적 미사일로 오인한 탓에 발령된 것이었다. 절체절명의 극한 상황에서 냉철한 판단을 내려 핵전쟁을 막아낸 페트로프는 그럼에도 아무런 포상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당시 일지를 기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추궁당했고, 이후 조기 전역됐다. 그의 업적은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인류를 멸망에서 구해내고도 페트로프는 늘 스스로를 낮췄다. 페트로프는 2014년 자신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세상을 구한 남자'(예고편은 위 영상 참조)에서 "그건 내 일이었다. 난 그저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 장소에 마침 내가 있었을 뿐, 그게 전부다"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심지어 10년을 함께 산 자신의 아내조차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른다고 페트로프는 덧붙였다.

페트로프의 죽음은 그의 업적만큼이나 뒤늦게 알려졌다. 페트로프의 업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운동가 칼 슈마허는 지난 7일 페트로프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슈마허의 전화를 받은 것은 페트로프의 아들 드미트리였다. 드미트리는 페트로프의 부고를 전했다. 5월 19일, 페트로프는 모스크바 근교의 작은 마을인 프리야지노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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