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스마트폰 때문에 인간의 영혼이 좀비처럼 되어가고 있다”
놀이공원 전문가 스테판 즈완즈거는 최근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놀이공원을 방문한 뒤 관람객의 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 7년 전인 2010년 같은 장소에서 시민들이 활짝 웃으며 놀이공원이 선사하는 환상에 흠뻑 빠져 행복해 하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하나씩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이 행복을 앗아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스마트폰 화면만 무심히 쳐다보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며 “내가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 CNN방송에 말했다.
즈완즈거는 놀이를 테마로 하는 이런 공원에서마저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건 명백한 ‘위험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놀이공원은 당신을 일상에서 벗어나게 하고, 힘을 내게 하며 유혹하는 장소”라며 “그런데 그곳에서마저 스마트폰을 놓지 않고 있는 건 당신이 하루에 10~12시간은 스마트폰을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150개국의 놀이공원을 여행하고 있는 즈완즈거는 이런 현상이 기술 발달이 빠른 아시아 국가들은 물론 유럽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프리카는 아직도 스마트폰에 점령당하지 않은 곳이 많다며 탄자니아의 작은 놀이공원에서는 아직도 2010년 선전시의 한 놀이공원에서 봤던 웃음과 행복감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1년 동안 스마트폰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즈완즈거는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의 장 트윈지 교수도 즈완즈거의 우려가 일리가 있다며 “2010년 이후 우울증을 겪는 10대들이 급증했고, 자살률도 높아졌다”며 “(인과관계가) 규명된 건 아니지만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트윈지 교수는 늘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 아이들과 사람들이 놀이공원과 같은 곳에서라도 해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