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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 500자 소설]잘못 온 문자 (외 2편)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10.20일 11:01
(흑룡강신문=하얼빈)때랭- 때랭-

  나의 위챗에 문자가 들어왔다. 개그맨 홍수한테서 온거다.

  -진수야!

  (진수야?)

  내 이름은 태수다. 그러니 홍수는 진수한테 문자를 보낸다는게 내앞으로 잘못 보냈다.

  -난 점심에 친구들과 술을 많이 했어.

  -그런데 요즘 듣자니 태수 그녀석은 너의 녀동생 생금이 하고 좋아한다며? …

  -너는 태수를 어떻게 보나? 난 그 녀석이 좀 실속없어 보인다야.

  (뭐야?)

  나는 속이 꿈틀했다.

  -언젠가 그 녀석이 한주일내로 돌려주겠다며 돈 오백원 꿔달라길래 그자리에서 줬는데 한주일이 아니라 이젠 반년이 지났어도 꿩구워먹은 소식이다야.

  (아차!)

  나는 정말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글을 생금이 오빠인 진수한테 보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문뜩, 능청스러운 홍수가 술에 취해 메일을 잘못 보낸척하며 고의로 나한테 이 글을 쓴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쳤다.

  (녀석 참 고수네!)

  그나저나 래일 당장 홍수한테 사과하며 돈부터 돌려줘야겠다.

  돌

  치과방 김의사가 갑자기 나를 찾았다.

  김의사는 나를 데리고 치과방 한 옆에 있는 진렬대앞으로 갔다.

  "여기에 있던 물건이 없어졌습니다. 아들 천식이가 군에 가기전에 누구한테서 받은 귀중한 선물이라고 했는데…"

  "헌데 그것이 저와 무슨 상관있습니까?"

  "실은 댁의 따님과 련관있어서…"

  "내 딸과?..."

  아니, 방금 학교를 졸업하고 소학교 교원으로 된 내딸이 이집의 물건을 훔쳤단 말인가?

  김의사는 감시카메라에 찍힌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미상불 치과방 진렬대앞에서 서성거리던 딸애가 무슨 물건인가 손에 쥐더니 슬쩍 핸드빽에 넣는 장면이 그대로 찍혀나왔다.

  딸애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너 천식이네 치과방으로 간적있나?"

  "네."

  "혹시 그 집에서 무슨 물건을 가져온건 없고?..."

  "돌 하나 가져왔어요."

  "돌? 그건 왜?..."

  "그 돌에 '사랑'이라는 글자가 곱게 새겨져 있길래요."

  "넌 이젠 교원이야, 아무리 어째도 주인 몰래 남의 집 물건을 가져온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어머? 아버진 저를 지금 도적놈으로 보는건가요?"

  "나뿐만 아니라 치과방 김의사도 너를 그렇게 보는거야!"

  호호호, 호호호

  딸애는 허리를 탈며 깔깔 웃었다.

  "그 돌은 제가 천식오빠에게 준거래요."

  비행기에서

  런던으로 가는 비행기다.

  나의 앞좌석에는 삼십세 미만으로 보이는 예쁘장한 서양아가씨가 앉았는데 그녀는 나를 보며 "할로!"하고 인사를 했다. 그래서 나도 "할로!"하고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옆좌석엔 얼굴이 새까만 흑인청년이 앉아있었다.

  그런가 하면 나의 바로 옆좌석에는 갖 이십대에 들어선듯한 새파란 처녀애가 앉았는데 한자로 된 '국제법'을 들여다 보고있는걸 보아 중국의 어느 법대를 다니는 학생인 것 같았다.

  비행기가 하늘에 떠서 얼마쯤 지났을 때 눈앞에서 일이 터졌다. 글쎄 흑인청년이 새까만 손으로 머리를 등받이에 기대고 한창 달콤이 자고있는 서양녀성의 몸을 슬슬 만지고 있었다. 처음엔 녀성의 어깨를 주무르더니 차츰 그 손이 가슴쪽으로 내려가는것 같았다.

  "펜!…펜!..."

  내가 펜을 꺼내들고 바닥에서 주은 것처럼 앞좌석에 흔들어댔다. 그랬더니 흑인청년의 손놀림이 멎었다. 그런데도 서양녀성은 그냥 자고만 있었다. 조금 지나자 흑인청년의 새까만 손은 또 서양녀성의 몸으로 가고 있었다…

  이때다. 곁에 앉아있던 대학생처녀가 종이에 "아저씬 관계하지 마세요"하는 글을 써서 내 앞에 내밀었다.

  그래서 내가 왜? 하는 눈길로 처녀애를 보았더니 이번엔 "자는척 하는 사람은 깨울 수가 없어요."라는 글을 써서 보였다.

  -그래?!

  순간, 정신이 펄쩍 들었다.

  그러고 보면 세상 바보는 나 혼자뿐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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