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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연변축구, 우리들은 미래가 두렵지 않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11.04일 20:07

2017년 슈퍼리그 연변팀의 마지막 경기는 11월4일 오후 3시 귀주지성팀과의 홈장대결로 막이 올랐다.

​립동을 코앞에 둔 연길의 날씨는 초겨울 추위로 움츠러들게 한다. 경기장 주변에도 따뜻한 커피나 음료같은것들이 인기를 모으고 솜옷과 털수건으로 중무장한 축구팬들의 모습이 도처에서 보인다.

연변팀의 마지막 홈장경기는 어찌보면 특별한 의미를 두지 못한 인기도가 높지 못한 경기라고 볼수있다. 슈퍼리그에서의 강등도 이미 결정된것이여서 승부가 무관해졌고 상대팀 역시 특별한 경기력이 돋보이지 않아 치렬한 관상성경기도 기대하기 힘들었기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시간이 가까워오자 축구팬들은 삼삼오오 경기장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오늘 경기를 보러 오는 축구팬은 진정한 연변팀 축구팬이다” 누군가 흘리듯 그렇게 말했고 그 말에 동감이라는 되는듯 별볼일 없는 경기에, 추운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준 1만여 연변축구팬들이 진짜 자랑스럽고 멋져보였다.

수박할머니의 끝없는 연변축구사랑

오늘 경기장에는 연변팀의 열혈축구팬인 수박할머니의 사진을 내붙인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처럼 순수하게 축구하는 우리들이기에 장래가 두렵지 않다”는 내용이였다.

예나 다름없이 수박할머니 리애신로인은 오늘도 3구역 로인관람석에 일찌감치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 아침 9시에 경기장에 왔는데 날씨가 추워서 경기장 부근의 연변박물관에 들어가 추위를 피했다고 했다. 박물관의 사업일군들이 모두들 할머니를 알아보고 인사하더라고 리애신할머니는 자랑스러워했다. 할머니는 이젠 연변에서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한 축구팬이 됐다.

​얼마전에는 중앙텔레비죤방송국에서까지 리할머니의 연변축구사랑을 보도하는 바람에 전국 축구팬들이 모두 알고있는 연변의 골수 축구팬으로 널리 알려졌다. 할머니는 중앙텔레비죤방송국 기자들에게 보여주었던 경기후면 적군했던 성적표를 품속에서 꺼내 보여주었다.

​이제 한껨이 남아있는데 이번 마지막 경기에서는 연변팀이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할머니의 경기성적부에는 재미있는 기록이 하나 있었다. 바로 지난 27라운드 경기 광주항대팀과의 경기성적을 할머니는 3:3무승부로 적어 놓은것이다. 할머니는 그날 경기에서 주심의 오판으로 생긴 꼴은 도저히 용서할수 없다면서 기록하기를 거부한것이였다.

​지난번 중앙텔레비죤방송국 기자들의 취재시에도 할머니는 그번 경기의 오심을 말하면서 잘못된 경기라고 엄숙히 항의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한어수준이 너무 낮아서 기자들과 소통이 안돼 너무 안타까웠다고, 하고 싶었던 말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은 것 같다면서 너무 아쉬워 했다.

​연변팀이 강등되고 나서 할머니는 너무 속상해서 많이 울었다고 말씀하셨다. 연변팀의 부진으로 안타까워하고 눈물지은 축구팬이 어찌 리애신할머니 한분뿐이랴… 할머니가 앉은 3구역 로인석에는 줄잡아 300명은 넘어 보이는 로인들이 초겨울 추위도 무릅쓴채 경기장에 나와서 “연변팀 힘내라!”(延边队加油)를 한결같이 웨치고 있었다.


자랑찬 연변의 아들 스티브


오늘도 연변팀의 공신은 역시 스티브였다. 문전에서 추호의 망설임없는 민첩함과 정확하고 빠른 슛으로 득점챤스를 번번이 꼴로 연결할줄 아는 선수, 스티브가 꼴을 넣을 때마다 축구팬들은 스티브를 웨치고 환호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 68분만에 스티브선수가 현란한 개인기로 대방의 겹겹한 수비망을 요리조리 빼돌리고 3번째 꼴을 터뜨렸을 때 누구도 예기치 못했던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흥분한 축구팬 하나가 경기장에 문뜩 뛰여들더니 곧추 스티브선수한테 달려가 그를 덥썩 그러안는 해프닝을 펼친것이다.



올시즌 막바지 단계에 연변팀의 스티브선수가 세상에 보여준 꼴 결정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이 세상이 인정하고 괄목할만한것이였다. 어떤 축구팬들은 스티브의 상태가 좀더 일찍 살아났더라면 연변팀이 강등되지는 않았을것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놓기도했다. 연변팀의 간판 꼴잡이 역할을 해주면서 올시즌 이미 18개의 꼴을 기록한 스티브는 연변축구팬들 마음속의 영웅으로 우렷이 자리잡고 있었다.



“스티브는 연변팀의 자랑찬 아들입니다” 로인석의 축구팬들은 내심 스티브를 아들 같은 친인으로 인정하고 자랑스럽게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경기 72분만에 스티브선수가 올시즌 경기의 공신으로 화제에 오르면서 교체되자 장내는 떠날갈듯한 박수가 울려 퍼졌다. 스티브선수의 연변을 위한, 연변을 향한 진지한 축구사랑과 뜨거운 열정에 대한 연변축구팬들의 아낌없는 인정과 감사의 박수였다.


슈퍼리그와의 고별은 또 다른 시작


이날 연변팀은 3:0이라는 현저한 점수차로 귀주지성팀을 가볍게 눌렀다.

​연변축구팬들은 참으로 오랜만에 속이 뻥 뚫리도록 통쾌하고 시원한 승리에 대한 욕망과 한을 풀어 보았다. 올해 홈장승리에서 가장 통쾌하고 멋진 승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날을 어두워졌지만 많은 축구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슈퍼리그와의 작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실패나 좌절의 눈물은 아니였다.

연변팀의 건아들이 올해 슈퍼리그 고별경기를 화려한 승리로 마치고 경기장을 돌며 그동안 지지하고 응원해준 축구팬들에게 머리숙여 사례할 때 축구팬들은 하나같이 “힘내, 다시 돌아와줘” 하고 뜨거운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경기장에는 축구팬들이 고별전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2년이 아니라 평생입니다.” “걱정말아요 그대” 등 힘과 용기를 주는 현수막들이 가득 걸려있어 연변축구의 슈퍼리그와의 고별은 또다른 연변축구의 발전과 향상을 위한 새로운 시작임을 강력히 제시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순수하게 축구하는 우리들이기에 미래가 두렵지 않다”는 경기장 대형현수막의 내용이 어쩌면 슈퍼리그를 떠나는 연변축구의 부끄러울것 하나없는 당당한 미래가 되지 않을지 모르겠다.


/안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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