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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팀이잖아요, 우리 팀이잖아요"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7.11.06일 16:39
‘영광호텔’ 리향란 사장의 연변팀 사랑

‘지정석’에서 응원하는‘칠선녀축구응원단’ 맴버들.

11월 4일, 연변팀이 올시즌 마지막 홈장이자 슈퍼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던 그 날, 이미 강등이 확정됐고 유난히도 추웠던 그 날, 19구역 한 ‘지정석’에는 어김없이 익숙한 모습들이 또 보인다. 바로 ‘칠선녀축구응원단’ 맴버들. 회원수가 방대한 큰 응원협회에 비할 수는 없지만 7명의 초중, 고중 동창들로 무어진 ‘칠선녀축구응원단’의 열정은 어느 협회 부럽지 않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가정살림도 책임져야 하는 ‘주부’들이지만 홈장은 특수 상황만 아니면 무조건 현장으로 응원 온다는 열혈축구팬들이기도 하다.

작년 5월, 진황도 원정 응원에 나선 ‘칠선녀축구응원단’ 맴버들이 ‘수박할머니’와 기념촬영.

지어 바쁜 스케줄을 조정하여 원정 응원도 다닌다. 시간관리가 돈관리인 셈인 자영업자들이지만 작년에 원정 응원만 두번 다녀왔단다. 편도만 18시간 43분인 진황도 원정을 축구팬 전용렬차로 다녀왔다는 리향란(50세, 영광호텔 사장)씨는 “진황도로 향하는 렬차에서 ‘승리하자 연변, 연변 필승’을 웨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그 때의 흥분이 다시 떠오르는 듯 축구팬 모드로 전환돼 작년의 추억을 소환했다.

연변팀에는 열혈축구팬이 적지 않다. 리향란 사장도 골수팬과 진배없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0년간 연길에서 영광호텔을 경영해온 리향란 사장은 스스로도 연변팀을 사랑하기 때문에 축구팬이 되였다고 말한다. 호텔에 들어서면 리사장의 성격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깨끗한 환경으로 손님들에게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자’는 경영모토답게 50여평방메터에 달하는 객실마다 깨끗하게 정리정돈되여있다. 이런 객실 12개가 한 복도에 이어져있는데 조용하기까지 하다. 여기도 저기도 깔끔, 이곳도 저 곳도 널직널직, 시원시원하고 화끈한 주인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다. 호텔방은 모두 자그마한 원룸 형식으로 되여있다. 베란다까지 달린 방에 들어서면 통상적인 호텔 이미지와는 달리 누군가의 집에 놀러 온 듯한 인상을 준다.

일반적으로 상가는 1, 2층에 집중되는 것과는 달리 영광호텔은 10층에 위치해있다. 하여 처음엔 찾기도 힘들고 한눈에 안겨오는 위치도 아니다 보니 경영에 어려움이 많았단다. 하지만 ‘깨끗함, 편리함, 편안함’을 원칙으로 꾸준히 경영하다 보니 지금은 ‘회원제 아닌 회원제’가 되여버렸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당일 투숙이 불가능할 정도다.

한번 영광호텔에 머물렀던 손님들은 모두 단골이 되여버린다. 거기에 입소문을 타서 상해, 광주, 장가계 지어 한국에서까지 연길에 출장 오는 외지인들은 집처럼 푸근한 환경에 이끌려 영광호텔을 찾아온다. 그러다 보니 영광호텔에는 단골들이 많다. 그리고 축구팬 사장답게 축구팬 손님들도 많다. 원 연변부덕축구구락부 현장체험점 우에 위치해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입소문을 타서 그런지 아니면 사장님이 골수축구팬인 걸 알고 찾아왔는지 매번 연변팀 홈장 경기 때면 외지에서 몰려온 축구팬들이 빨간색 응원복을 차려입고 응원도구를 챙겨가지고 삼삼오오 호텔을 나선다고 한다.

“축구팬들이 응원복을 차려입고 일찌감치 호텔을 나서는 것을 볼 때부터 조급해나기 시작하죠. 나도 빨리 떠나야 되는데…”

리향란 사장이 직접 호텔일의 대부분을 경영하다 보니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울 수 없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하여 연변팀 홈장 경기가 있는 날이면 다른 날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경기를 응원하는 동안 생길 변수에 대해 미리 점검하고 배치를 해둬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변팀이 홈장전 대승을 거두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한 꼴이 성사될 때마다 고단함도 함께 날아간다.

“전번 시즌에는 그야말로 마귀홈장이였죠. 경기장에 가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였어요. 몸은 힘들어도 홈장전이 그렇게 기다려지더라구요.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홈장에서 좀 주춤했던 것이 못내 아쉬워요. 그래도 마지막 피날레를 3 대 0 대승으로 장식해줘서 큰 위로가 됐어요.”

강등이 확정된, 조금은 축구열기가 식었던 마지막 슈퍼리그 경기를 “당연히 가야죠. 내 자식이 좀 못한다고 나무리면 어디 되냐요.” 하면서 어김없이 두터운 옷 여러겹 챙겨입고 체육장으로 향하던 리향란 사장, “우리 선수들 상태가 조금 더 일찍 올라왔어도 얼마나 좋았을가요. 마지막 경기는 진짜 잘했는데요. 그렇죠?” 슈퍼리그 2년, 많이 아쉽고 또 아쉬운 흔한 골수팬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래도 괜찮아요. 어느 곳에서 축구를 하든 우리 연변팀이잖아요. 명년에도 변함없이 응원할 겁니다. 그리고 ‘칠선녀축구응원단’의 응원도 계속 이어질 것이구요. 2년전에도 별로 관심 못 받던 팀에서 1등으로 승격했잖아요. 명년에도 열심히 싸우고 열심히 응원하고...다시 슈퍼리그로 돌아와야죠.” 이건 아마 모든 연변축구팬들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연변팀에는 리향란 사장과 같은 수많은 열혈팬이자 골수팬이 있다. 그리고 연변축구팬에게는 ‘존재만으로도 행복’한 연변팀이 있다. 속상해서 쓴소리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연변팀이 어디에 있으면 우리도 어디에 있다”고 채찍 대신 당근을 쥐여줄 수 있는 것은 수십년간 쌓아올린 연변팀이라는 존재와 연변축구팬이라는 이름 사이의 의리이자 한 단어로 정의 못하는 기나긴 세월로 촘촘히 련결되여있는 사랑이 아닐가?

“보시다 싶이 저희 호텔은 10층이잖아요. 눈여겨 찾지 않으면 한눈에 안겨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예요. 열심히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고 열심히 하다 보니 10년이 되였더라구요. 비록 다음해 2부로 가지만 우리 선수들 기 죽지 말고 끝까지 악바리 정신으로 열심히 뛰여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마 모든 축구팬의 마음이자 바람일 겁니다.”

이번 시즌 연변팀은 비록 강등의 아픔을 겪었지만 가장 힘들 때 진가를 보여준 이토록 사랑스러운 팬들을 얻을 수 있어 그나마 위안이 아니였나 싶다.

사진/글: 김룡 김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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