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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뭔 데이(DAY)?…선물 속 스토리

[연변일보] | 발행시간: 2017.11.08일 08:29

닫힌 지갑도 활짝 열리게 하는 ‘11월 11일 싱글데이’가 바야흐로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1990년대 남경지역의 대학생들이 ‘1’의 형상이 외롭게 서있는 독신자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리유로 혼자를 뜻하는 수자 1이 네개나 겹쳐있는 11월 11일을 독신절(光棍节)이라 부르면서 점차 국내에서 널리 퍼졌다. 해마다 이날만 되면 홀로인 이들이 모여 서로의 외로움을 파티와 쇼핑,소개팅 등으로 달래며 이날 하루만이라도 솔로들을 각별하게 챙겨주는 ‘신종 전통’이 생겨났다. 또한 ‘1’을 형상화한 막대과자(빼빼로)도 서로 교환하면서 먹는 재미, 보는 재미에 명절 같은 분위기를 한껏 내고 있다. 솔로보다도 오히려 련인들 사이에서 더 중시를 받아 본래의 함의가 많이 외곡된 것도 사실이다. 몇해 전부터는 이날에 손수 만든 막대과자를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해주는 붐이 일며 또다른 ‘련인절’로도 불리운다. 이에 청춘리포트는 ‘11월 11일’ 을 맞이하는 10대, 20대의 청춘들을 만나 그들의 립장을 글로 적어보았다.

10월 30일부터 이틀간 208명의 청춘남녀(남 85명, 녀 123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1월 11일을 누구랑 보낼 것인가’에 대해 ‘홀로 보낸다’가 3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련인과 함께 보낸다’가 31%로 그뒤를 바짝 쫓았으며 ‘친구와 보낸다’가 28%로 3위를 차지했다.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1위는 ‘련인, 친구,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한다(34%)’였고 2위는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33%)’였으며 3위는 ‘막대과자(빼빼로)를 선물한다(18%)’, 4위는 ‘인터넷쇼핑이나 할인행사에 참여한다(12%)’로 답했다. 예상지출에 대해서는 1000원 이상이 14명, 500원 이상이 36명, 100~300원 사이가 74명, 100원 이하가 68명, 0원이 16명으로 집계돼 100~300원 사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11월 11일은 싱글이든지 커플이든지를 막론하고 과반수가 그냥 지나치는 날은 아니며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하려 하는 양상을 보였다.

‘11월 11일’은 련인과 함께 보내는 날-사랑과 랑만으로 물든 데이(DAY).

연변대학 과학기술학원의 2학년 학생인 박현정(가명,22살)은 곧 다가올 ‘11월 11일’이 마냥 기다려지고 설레인다고 한다. 남자친구와 보내게 될 특별하고 의미있는 하루가 그녀에겐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번이 두번째로 맞이하는 ‘11월 11일’이라는 박현정씨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제 초콜레트 막대과자를 준비했다고 한다.

지난해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지난해에는 자기가 직접 과자공방을 방문해 만들었다면 올해에는 미리 원하는 디자인으로 예약주문을 넣으면 공방에서 예쁘게 포장해 당날에 배송해주어 적지 않은 편리를 도모해준다는 것이다. 무엇때문에 해마다 ‘11월 11일’을 챙기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현정은 “요즘은 기념일이 없어서 못쇠는 시대이다, 이날이 아니면 언제 또 정성이 담긴 과자를 선물할지 모른다. 사랑하는 남자친구한테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를 해주는 가운데서 소소한 행복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수제과자 만들기에 300원을 투자했다는 박현정은 “지난해보다 조금 가격이 오른 것 같다. 해마다 수제과자를 요구하는 련인들이 늘어나면서 예약주문도 열흘 전부터 해야 원하는 디자인의 과자를 받을 수 있다.”며 “시중에서 파는 막대과자는 맛은 보장하지만 모양이 똑같아 개성과 성의가 부족한 것 같아 수제를 고집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정의 남자친구인 장준룡(가명,22살) 역시 이날을 위해 준비중인 일인이다. 지난해에 녀자친구에게서 선물받은 수제막대과자 사진 몇장은 순식간에 그의 위챗모멘트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고 장준룡은 주변친구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였다. “솔직히 올해에도 녀자친구의 선물이 기대되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다.”며 ‘빼빼로 데이’는 이제 ‘배배로 데이’가 되였다고 한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 가 아닌 ‘받은 것의 배로 돌려준다’고 해서 지어진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류행하는 신조어이다.

장준룡은 녀자친구에게 선물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한달 전 단기 아르바이트를 선택했다. 녀자친구에게 예쁜 목걸이를 사주고 싶지만 용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할수없이 아르바이트를 뛰여야 했었다는 그는 수업이 끝나는 대로 불고기집 서빙알바를 하며 요즘 부쩍 피로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나름 뿌듯하다고 말한다. 평소에 자주 하는 평범한 데이트보다도 이렇게 땀을 흘려가며 모은 돈으로 녀자친구와 의미 있게 보내는 이날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하고 색다른 추억을 쌓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한다. 오래된 커플일수록 련인절과 같은 기념일을 홀시하면 마음과 마음 사이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는 장준룡, 실로 ‘11월 11일’은 크리스마스와 발렌타인 데이와 더불어 ‘련인들의 3대 필수 기념일’로 급부상했다. 조금은 색다르게 또는 의미 있게 보내는 이들에게 ‘11월 11일’은 독신절이 아니라 사랑과 랑만이 깃든 ‘련인절’이라 해야 더 어울린다.

‘11월 11일’은 외로운 마음을 쇼핑으로 달래는 행복충전 데이(DAY).

집에 박혀있는 것도 외로운데 이날만은 특별히 더 외롭다. 이날을 알리바바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에서는 마케팅 수단으로 삼고 2009년부터 솔로들을 위한 대규모의 할인 행사를 열기 시작하였으며 ‘온라인 쇼핑 축제날’로 자리매김했다. 솔로들을 위한 쇼핑몰 할인 행사와 프로모션(宣传)을 통해 오래전부터 외로운 솔로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 이번 해에는 전자상거래 업체들 뿐만 아니라 백화점 심지어 위챗 상가들에서도 예약판매를 걸어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도록 한다. 기본적인 할인은 물론, 고객이 특정 가게에서 정한 기준 금액 만큼 사면 그 가격에서 조금 더 할인을 해준다. “홀로 빈방을 지키지 말고 나와서 물건을 사면서 외로움을 달래야 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이날만은 외로운 마음을 할인 쇼핑으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해준다는 차원에서 ‘할인 오브(of)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북경의 모 기업에 출근중인 김령(가명 27살)은 올해로 직장생활 4년째인 솔로이다. 그는 매년 이날이면 어김없이 인터넷쇼핑으로 외로운 마음을 달래면서 솔로지만 행복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올해도 ‘싱글 데이’를 2주 앞두고 쇼핑 장바구니에 필요한 물건들을 넣어뒀다고 한다. 11일 정각 12시 만 되면 전국적인 대구매에 서버에 트래픽이 걸릴 수 있으니 어떤 물건들은 예약금을 먼저 내기도 한다. “싱글 데이에 커플을 위한 이벤트나 할인이 많았지만 근년에 솔로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화이트 데이나 발렌타인 데이에도 서러운 솔로들이기 때문에 이날까지 슬퍼할 겨를이 없다.”면서 이날만은 솔로인 자신을 위해 물건을 사는 것도 외로움을 달래고 재충전을 하는 일종의 방법이라고 한다. 각종 할인에 혜택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충동구매는 안된다며 김령은 자신의 그달 월급과 생활비에 알맞게 딱 필요한 것만 골라서 쇼핑을 즐길 예정이라고 한다.

‘11월 11일’… 지극히 평범하고 무의미한 데이(DAY).

지난 2일에 만난 리군성(가명,24살)은 ‘11월 11일’은 그에게 무의미하고 지극히 평범한 하루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올해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아직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취준생’의 꼬리표를 달고 사는 그에게 ‘기념일 챙기기’는 사치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날에는 친구들과 함께 모여 ‘싱글데이’를 경축했지만 올해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친구들 모두 취직에 성공해 이곳저곳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리군성 홀로 연변에 남아 고향을 지키고 있으니 함께 보낼 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애인은 더더욱 없고 웬만하면 집에 잠자코 있는 것이 상책이란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날을 챙길 리유가 없는 것 같아요. ”

‘11월 11일’은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날-진한 우정으로 물든 데이(DAY).

‘싱글데이’, ‘쇼핑데이’를 떠나서 초, 고중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큰 부담없이 가볍게 친구들과 막대과자를 비롯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소소한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날이다. 연길시제5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은주(가명,15살)는 “작년까지만 해도 용돈외에 부모님한테서 별도로 과자 사는 돈을 받았지만 올해에는 제가 모은 돈으로 사려 한다, 그러면 상대방한테 전해지는 의미가 조금 더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학업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이날만은 공부압력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과자를 주는 재미,먹는 재미에 빠진다고 한다.

“친구들 사이에 덕담이나 과자를 주고받으면서 우정을 돈독히 할 수가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다른 반 친구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 기쁘다.”

반면 어떤 학생들은 “받은 막대과자 개수로 친구들 사이의 인기 척도를 가늠해서 싫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어떤 학생은 과자를 많이 받아 다른 학생들의 부러움을 사지만 어떤 학생들은 과자를 받지 못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많이 받고 적게 받고를 떠나 단순히 친구들과의 우정을 돈독히 하는 데 의미를 두면 될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글·사진 최미경 황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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