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연체율에 속수무책
단기 고수익 노렸다가 낭패
직장인 김모(32) 씨는 계속되는 비트코인 가격 급등 소식에 1000만 원 정도 투자에 나섰다가 100만 원 넘게 손해를 봤다. 8000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시세가 12일 한때 5500달러 선까지 급락하는 등 급격한 변동 폭을 보인 탓이다. 김 씨는 “나도 남들처럼 돈 좀 벌어보자는 생각에 투자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후회했다.
직장인 박모(여·28) 씨는 얼마 전 500만 원을 한 P2P(개인 대 개인) 업체의 한 상품에 투자했지만, 최근 연체율이 90% 넘게 치솟으면서 아직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이른바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되는 위험 투자상품에 단기 고수익을 노리고 손을 댔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시세가 급등락하는 가운데 서버 마비까지 겪으면서 일대 혼란을 겪은 가상화폐와 높은 연체율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P2P가 문제의 중심에 있다. 이들 상품은 가격의 근거나 수금 가능성 등이 불안정하지만, 원금이나 이자는 보장되지 않는다. 가상화폐의 경우 아직 제도권에 편입되지 않은 상태라 투자에 대한 책임을 사실상 개인이 전부 져야 한다. P2P는 원금 보장 의무가 없다.
국내에서 이들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은 가상화폐 거래량 규모로 세계 10위 안에 있는 거래소 세 곳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주요 가상통화 거래량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또 P2P 대출 규모는 지난 1월 5725억 원에서 10월 1조5722억 원으로 3배가량으로 늘었다. 저금리에 낮은 실질소득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연체 위험 속에서도 초고위험 상품에 돈을 맡기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른 안전 투자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고, 가상화폐의 경우 관련 제도가 마련될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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