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무슬림 영상을 리트윗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에서 비난을 받는 가운데 백악관이 "대통령의 의중은 '위협은 현실'이라는 것"이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의회 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선동적인 내용의 이 영상의 진위와 상관없이 "위협은 현실"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나는 동영상의 본질에 대해 말하려는 것이 아니며 여러분은 틀린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은 '위협은 현실'이라는 내용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디오를 이용해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국경을 지킬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그것들은 굉장히 실제적인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거짓이 없다"며 재차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의 원외 극우 정당인 '영국 우선'(Britain First)의 대표 대행인 제이다 프랜슨이 올린 영상이 들어있는 트윗 3개를 리트윗했다. 3개 영상 모두 이슬람권 국가와 무슬림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첫번째 영상은 이슬람권 국가의 군중들이 10대 소년을 폭행하는 내용이었으며 뒤이은 영상에는 무슬림 이민자가 성모 마리아상을 던져서 깨뜨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나머지 한 영상에는 '목발을 짚은 네덜란드 소년을 폭행하는 무슬림 이민자'라는 설명이 달렸다. 이 영상에서 가해자는 무슬림도, 이민자도 아닌 네덜란드 출생 16세 소년이었으며 곧 체포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프랜슨 대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에 "44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트럼프 대통령이 내 비디오를 리트윗했다"며 "트럼프와 미국에 신의 축복을!"라고 트위터를 올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 대표를 지낸 데이비드 듀크 또한 "트럼프에게 감사하다. 이것이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즉각 비판 성명을 냈다.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잘못됐다"며 "정당 '영국우선'은 거짓말을 퍼뜨리고 긴장을 조성하는 혐오적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분열시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지만, 총리실 대변인은 방문은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 언론은 이를 대거 보도했고 비판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친정인 공화당에서까지 대통령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트위터로 "종교적 편협함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무슬림 동맹국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행동에 그들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얼마 전 대통령의 행동에 반기를 들었던 제프 플레이크 상원의원(애리조나)도 "정말 부적절하다"며 "영상을 내리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리트윗한 영상 3건을 삭제하지 않고 트위터에 남겨둔 상태다.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