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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스라엘만 환영한 '예루살렘 선택' 왜 했나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2.07일 08:51
美정부 관계자 "트럼프, 중동 평화 협상에 더 이롭다고 생각해"

외교고립 자초·중동 뇌관 점화…북핵 대처에도 악영향?

지지층 결집효과 vs "무모한 결정·역사적인 외교적 실수"

예루살렘 전경[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뉴욕=연합뉴스) 강영두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제사회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동의 화약고에 스스로 불을 붙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회견을 통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 수도"라고 공식 선언하고, 후속조치로 텔아비브에 있는 주(駐)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의 독특한 성격을 무시하고 '이스라엘 땅'이라고 선언하자,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은 물론 유엔, 유럽 등 국제사회는 일제히 반대에 나섰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70년 가까이 이어진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탈피한 것이어서 후유증이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상실을 자초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스라엘만 찬성하는 고립무원의 선택인 셈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가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에서 전선(戰線)을 확대한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휘발성 높은 선택지를 굳이 이 시점에 꺼내 든 배경을 두고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긴장 속 예루살렘

◇'친이스라엘' 행보, 그러나 이-팔 분쟁 해결사 자처? = 트럼프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운데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또 예루살렘의 의미에 대해서도 "단지 3개 종교의 심장부가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민주주의의 심장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독·이슬람·유대교의 성지라는 성격보다는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사실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또 "지난 70년간 이스라엘 사람들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기독교, 그리고 모든 신앙심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고 숭배할 수 있는 나라를 건설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팔 양쪽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평화협정 촉진에 도움이 되도록 깊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골적인 이스라엘 편들기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이-팔 평화협정을 촉진하겠다는 것은 모순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 선언이 수십 년째 미해결 상태로 지지부진한 중동 분쟁에 평화의 물꼬가 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의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ABC방송에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이 더욱 광범위한 평화협정 달성에 더 이로울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즉, '협상의 대가'를 자처하는 그가 특유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팔레스타인을 거세게 궁지로 몰아붙인 뒤 거래를 시작해 팔레스타인의 양보를 얻어내는 방식으로 평화협정에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지지층 결집 효과도 노린 것일 수 있다.

미 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인 기독교 복음주의 세력도 친이스라엘 행보에 우호적이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 수사 확대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공약 실천은 핵심 지지층을 다잡아 국정 운영 동력을 회복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특히 오는 12일에는 그의 취임 후 첫 상원의원 보궐선거가 열리고, 트럼프 정부 중간평가인 중간선거도 불과 11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트럼프,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결정

◇ 우방국들도 일제히 우려…중동서 美외교고립 자초하나 = 그의 이율배반적인 행보는 자칫 무모한 승부수가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당장 유럽의 우방국들부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럽연합(EU)의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의미 있는 중동평화 절차'를 강조하면서 "이런 노력을 해칠 어떤 행동도 절대 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중동 지역은 이미 뇌관이 타들어 가는 분위기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지옥의 문을 연 결정"이라고 경고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슬람 세계에 분노를 불러일으켜 평화의 토대를 폭파하고 새로운 긴장과 충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동 내 미국의 주요 동맹인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도 "극단주의를 조장하고 대(對)테러전쟁을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긴급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상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힌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세계가 한목소리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셈이다.

이 때문에 중동 문제의 조정자 역할을 자처해온 미국의 입지를 약화하고 오히려 외교적 고립을 낳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무모한 결정이자 역사적으로 큰 외교적 실수"라며 "앞으로 다가올 몇 년간 중동 내 미국의 이익을 크게 해칠 것이며 이 지역의 불안정성을 가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사관 이전 약속이 당장 실현화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방송은 "건설 부지 조사와 시공업체 선정, 공사 등을 하는데 앞으로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결정의 낙진이 가라앉는 동안에 다른 나라들의 반응을 살피는 시간을 버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사관 이전을 지시하면서도, 당장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길 수 없는 만큼 역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6개월 유예' 결정을 했다.

즉, 예루살렘 수도 선언, 미 대사관 이전 지시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과실을 챙기더라도 실제로 당장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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