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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년엔 1/3 빈집…늙어가는 일본 사회의 그늘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12.28일 09:21
(흑룡강신문=하얼빈) 지난 16일 오전 9시 지바현 니시후나바시의 한적한 주택가. 20평 규모의 낡은 목조주택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포클레인이 한쪽 벽면을 부수기 시작하자 인부 한명은 준비한 호스로 물을 뿌려 먼지를 철저히 흘려냈다. 자식들은 이미 다 떠나고 로부부가 살다가 한 명씩 세상을 뜬 뒤 10년간 비어있던 집이다.

  공사기간은 12일부터 27일까지, 비용은 200만엔 정도 든다. 린근 주민 가와다 아키라(85세) 씨는 "몇 년 전부터 주변 주민들이 '불이라도 나면 어쩌느냐'며 문제 제기를 해왔다"며 "이 동네 여기저기에 이런 빈집이 많다"고 말했다.

현장 작업을 이끈 소가베 유이치 유타카산업 주임은 "철거 의뢰가 몰려 토요일에도 작업하고 있다"며 "집은 사람 손을 타지 않으면 망가진다. 인구 감소는 이런 부분에서도 그림자를 드리우는 셈"이라고 말한다.

  급증하는 '빈집'이 일본에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5년마다 실시하는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빈집은 약 820만채로 전체 가구수의 13.5%를 차지했다. 베이비붐 세대(1947∼1949년생)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2025년경에는 상속 급증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지쓰종합연구소는 2033년이면 일본의 빈집이 전체 주택의 30%인 2015만채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빈집이 늘어나는 리유는 다양하다. 인구 감소와 핵가족화, 교통이 편리한 도심과 새로 지은 집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라이프스타일도 영향을 끼쳤다. 경제성장기, 도심 외곽에 집을 장만하던 부모세대와 달리 1990년대 버블 붕괴를 경험한 젊은 세대는 처리에 비용만 들어가는 부동산을 굳이 가지려 하지 않는다. 인구의 도심 집중에 따라 지방은 더욱 상황이 열악하다. 내놓아도 팔리지 않는 주택과 땅이 늘면서 부동산은 흔히 부동산(負動産)이라 불리는 처치 곤란한 존재가 됐다.

  주인 없는 땅도 늘고 있다. 6월 '소유자불명 토지문제연구회'에 따르면 일본 전체 면적의 9분의 1에 이르는 토지가 명의자가 사망한 뒤 미등기 상태거나 명의자와 련락이 두절돼 있다. 수십 년 전 수백만엔을 주고 산 땅을 단돈 10만엔에 팔아치우고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로부부의 사례나 불필요한 땅을 지자체에 기부하게 해달라며 소송을 일으켰다가 패소한 사연들이 신문지면을 장식한다.

  상점가와 주택가에 듬성듬성 끼어 있는 빈집은 마을의 미관을 해치고 활기를 빼앗는다. 방범 문제는 물론이고 화재나 지진 등 사고 시의 대책때문에 이웃에 불안감을 주기도 한다.

  일본정부는 2015년 '빈집대책특별조치법'을 전면 시행해 붕괴우려가 있는 '특정빈집' 약 6400채에 대해 주인이 철거하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이 강제 철거한 뒤 철거비를 청구하고 있다.

  지역 단위에서는 쓸만한 빈집을 활용해 민박, 보육시설, 지역민들의 모임 장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2014년 도쿄도에서 유일하게 '2040년 소멸가능구가 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던 도시마구가 대표적 사례다.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 마을의 활력을 살리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카페 겸 민박 '시나 앤드 잇페이'는 그런 노력의 결과로 탄생했다. 빈 가게로 방치됐던 돈가스집을 주민들이 출자한 회사 '시나타운'이 1200만 엔을 들여 리모델링해 2년 6개월간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카페 2층에 마련된 민박은 저렴한 요금에 일본 서민들의 생활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지난해 숙박객이 900명을 넘겼다. 이들은 일본식 작은 다다미방에 이불을 펴고 자고 공용 화장실을 쓰며 '센토'라 하는 서민목욕탕을 찾는다.

  이 사업을 주도한 히가미야마 고이치 시나타운대표는 "우리 마을을 우리가 살린다는 노력의 하나"라며 "시나타운의 장점은 도쿄의 보통 사람, 서민의 일상을 도처에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일까. 도시마구는 지난해부터 인구가 다시 늘어 '소멸가능구'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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