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신문=하얼빈) 중국건설은행카드, 중국농업은행카드에 이어 100원짜리 빨강 지페들까지, 보기만해도 흐뭇한 웃음이 절로 난다. 거기에 먹을수 있는 은행카드와 지페라니! 이게 웬 떡인고? 라면서 흥분과 감탄의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고객들의 만족스런 반응에 박건수(34세)씨의 눈은 어느새 실눈이 돼버린다. 헌데 그의 웃음이 참으로 눈익다.
2년전쯤, 두살배기 딸을 위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빠표 수제빵을 만들었던 제빵사를 기억하는가? 시간이 흘러도 그의 행복한 웃음은 여전해 보였다.
새해 첫날은 모두에게 모처럼 가족과 함께 풍성한 한해를 기원하며 즐거운 설련휴를 보내는 뜻깊은 날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주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홀로 남아 떡과 씨름하고있었다. 그를 만난 곳도 시내 중심에 자리잡은 “청기와떡까페”오프라인 매장이였다.
“크리스마스때에도 꼬박 60시간을 뜬눈으로 지새웠었는데 이번 설명절도 례외는 아닌것 같습니다.” 며칠전부터 밀려오는 떡케익 주문에 휴식은 그에게 그림의 떡일뿐라고 말한다. 미리 구워놓아도 되는 빵과는 달리 떡은 그때그때 만들어 먹어야 하기때문이다. 거기에 떡케익은 섬세한 디자인작업까지 겸해져야 하기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한껏 여유로워 보였던 2년전 모습과는 달리 지금은 눈코뜰새없이 바쁜 “일쟁이 아빠”가 되여있는듯 했다.
힘들면 남들처럼 쉬면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 순간이 즐겁고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하며 제빵사로부터 떡 만들기에 도전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우리의 전통을 이어나갈수 있는것을 선택하는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였습니다."
지난해 3월쯤, 박건수씨는 한국 전통 떡 전문가인 조상미 선생님으로부터 떡만들기 기술을 전수받았다. 현재 그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킬수 있는 창의적인 떡케익으로 주변이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고있다.
“구체적인 떡케익 디자인을 제공하는 손님들이 있는가 하면 때론 한가지 주제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어 달라는 분들도 계십니다.”고객의 취향과 스타일을 파악해 만족할만한 떡케익을 만들어드리는것이 자신의 매일 숙제라고 말하는 박건수씨이다.
박건수씨의 떡케익의 특징은 연길북흥과자공장 근무시절에 익힌 전통과자 제조 노하우를 비롯해 몇년전 터득한 슈가케익기술을 바탕으로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독특한 맛과 디자인을 구현해내고있다는 점이다.어쩌면 10여년간 각종 료리분야에서 익혀온 기술들이 드디여 빛을 바란게 아닐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연길시만 해도 다양한 전통 떡가게들이 차고넘친다. 하지만 유독 박건수씨의 떡케익을 고집하는 이들이 있으니, 그 원인은 무엇일가?
“한평생 떡을 만들어오신 분들과는 절때 비교할수가 없습니다. 그분들과 비교해서도 안되구요. 하지만 저희 젊은이들에게는 시대를 앞서나가려는 패기와 끊임없이 새로운것을 시도하려는 열정이 있습니다.”
아울러 박건수씨는 떡은 단순한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남녀로소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수 있는 떡간식에 주력했다. 실제로 그는 뽀로로 떡,돈 떡 등 사람들의 시각을 자극할만한 다양한 신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이 그의 상상력 넘치는 떡은 고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있다.
그는 “앞으로도 청기와떡까페는 이뤄낸것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보다 훌륭한 떡케익, 떡간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것”이라면서 “새해엔 더욱 많은 젊은이들이 전통을 지켜나가는 길에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