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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 쭈쭈바로 수백억 돈방석

[기타] | 발행시간: 2017.12.28일 17:26
7080 세대 추억의 간식 아이스케키. 흔히 하드라고도 한다. 필자도 어렸을 적 만화 '검정고무신'을 보며 '아이스케키 한 입만 먹어봤으면...'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리 고유의 문화(?)인 줄 알았던 아이스케키가 알고 보니 중국에도 있었다. 중국에선 아이스케키를 빙군(冰棍) 혹은 빙방(冰棒)이라고 하는데, 그대로 직역하면 '얼음 방망이'다.

[사진 창업자필간자신]

이번 대륙의 CEO 주인공은 국민간식 아이스케키를 변형한 쌍절곤 쭈쭈바와 해바라기씨로 수천억 원 자산가가 된 천셴바오(陈先保) 화타이(华泰)그룹•차차(洽洽)식품 회장이다.

천셴바오 화타이그룹/차차식품 회장. [사진 중국신문망]

천셴바오는 아이스케키 하나에 1위안도 안 했던(5마오) 시절 연간 3억 위안을 벌었다. 그야말로 '장사의 신'. 나중에는 해바라기씨까지 대박을 치면서 창업 13년 만에 주식시장 상장에 성공했는데, 상장 이듬해 재산 30억 위안(4940억 원)으로 그해 안후이성 최고 갑부 반열에 올랐다.

아이스크림이나 해바라기씨는 웬만큼 팔아서는 이익이 별로 안 남는 장사다. 천셴바오는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

차차 해바라기씨. [사진 차차식품]

신의 직장 때려치고 아이스케키 장사에 뛰어든 이유?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출신인 천셴바오는 어릴적부터 가만히 못 있는 천둥벌거숭이였다. 하지만 놀 땐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땐 열심히 하는 성실맨이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천셴바오는 꿈의 공기업 안후이당연주공사(安徽糖烟酒公司)에 입사했다. 설탕, 술, 담배를 만드는 회사였다. 성실한 근무 태도로 소조장(小组长), 과장(科长)까지 빠르게 승진했다. 그런데 월급은 계속 오르는데 업무량은 오히려 줄었다. 공장을 둘러본 뒤 문서 몇 개 훑어보고 차 한 잔 마시면 퇴근이었다.

그야말로 '신의 직장'이었지만 천셴바오는 불만이었다.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13년간 몸 담은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별안간 아이스크림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 그의 나이 36세의 일이었다.

천셴바오가 아이스크림에 꽂힌 이유는 단순했다. 학창시절 매점 최고 인기 간식이 아이스케키였기 때문. 그는 곧바로 30평도 안 되는 작은 방을 빌려 공장으로 개조했다.

그런데 천셴바오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이미 시중에 각종 아이스크림이 난무했고 맛도 다 거기서 거기였다. 경쟁이 너무 치열했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아이스케키를 고안해냈다. 바로 쭈쭈바였다.

[사진 창업자필간자신, 소후체육]

당시 인기를 끌었던 이소룡 영화를 보던 중 그의 주특기인 쌍절곤에서 영감을 받아 쌍절곤 모양의 아이스케키를 탄생시켰던 것. 중국에서는 이러한 모양의 쭈쭈바를 방방빙(棒棒冰)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천셴바오는 방방빙의 아버지인 셈이다.

천셴바오는 일단 쭈쭈바 100박스를 들고 동네 슈퍼를 찾았다. 그러고는 만약 안 팔리면 남은 수만큼 돈을 환불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다행히 환불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100박스가 1시간 만에 동이 났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슈퍼 사장들이 속속 납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셴바오는 1년 동안 쭈쭈바 100만 개를 팔았다. 돈 냄새를 맡은 다른 업체들이 가만히 있을 턱이 없었다. 시중에 쌍절곤 모양의 쭈쭈바가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다.

위기를 느낀 천셴바오는 안후이성에서 동북(둥베이) 지방으로 시장 타깃을 옮겼다. 당시 창춘, 선양, 다롄 등에 사는 동북 사람들은 쭈쭈바는커녕 아이스케키조차 생소해했다. 완전히 미지의 시장인 셈이었다.

하지만 천셴바오는 과감히 진출했고 출시하자마자 대박을 쳤다. 2년 만에 연 매출액이 1000만 위안(16억 5000만 위안)을 돌파했다.

차차 해바라기씨의 탄생

쭈쭈바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어느 날 천셴바오는 안후이성의 기업가 모임에 참석했다. 그러다 준비된 해바라기씨를 먹던 기업인 중 누군가가 "해바라기씨는 맛있긴 한데 손이 잘 더러워지고 *상초열이 나기 쉽다"며 불만을 터뜨리는 소리를 들었다.

*상초열: 상초에 일어난 열증. 폐위(肺胃)의 열로 상초가 작상(灼傷)되어 일어남. 눈이 벌겋게 붓고, 혀가 헐며, 구갈(口渴)이 있고, 몸에 열이 나고, 안면종통(顔面腫痛)이 있음. 오래되면 기침으로 폐위(肺痿)가 될 수 있음.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천셴바오는 "불만이 있는 곳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다"는 말을 되새기고 바로 내몽고(네이멍구)로 떠났다. 손이 더러워지지 않는 해바라기씨를 찾기 위해서였다. 허페이 시장을 뒤지던 중에는 우연히 상초열 방지법을 찾았다. 한 노인이 해바라기씨를 볶지 말고 삶으라고 조언했던 것.

천셴바오는 이렇게 만든 해바라기씨에 '차차(洽洽)'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때는 몰랐다. 차차 해바라기씨가 수십억 위안 짜리 '로또'였다는 사실을.

[사진 동성우혜, 중국신문망]

차차 해바라기씨가 출시된 건 1999년이었다. 당시 이미 시중에는 다양한 해바라기씨 제품이 있었다. 천셴바오는 3가지 비법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첫째, 30종이 넘는 중약재(한약재)를 사용했다. 때문에 해바라기씨에서 깊고 풍부한 맛이 났고 소비자에게 빠르게 각인될 수 있었다.

둘째, 포장이다. 당시 다른 해바라기씨 제품은 모두 비닐 포장을 사용하고 있었다. 겉보기에도 별로일뿐더러 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천셴바오는 눈에 잘 띄는 빨간색 소가죽 친환경 종이를 포장재로 사용했다. 중국인들은 포장만 봐도 그것이 차차 해바라기씨임을 단번에 알아봤다.

셋째, 문화 카드다. 당시, 송사, 주더융(朱德庸) 만화, 홍루몽(금릉십이차) 등을 주제로 한 작은 카드를 넣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좌) 홍루몽 문화카드 (우) 요즘 나오는 QR코드 복권. [사진 바이두톄바, 웨이보]

차차 해바라기씨는 쌍절곤 쭈쭈바처럼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4개월도 안돼 300만 위안(5억 원)의 이익을 냈다. 공장 앞에는 해바라기씨를 받아 가려는 트럭들이 길게 줄을 섰고 제품은 늘 공급 부족에 시달렸다.

천바오셴은 한 술 더 떠 국영 방송사 CCTV 광고를 노렸다. 주변에서는 다 만류했지만 그는 400만 위안(6억 6000만 원)을 들여 TV 광고를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든 중국인이 차차 해바라기씨를 알게 됐다. 2000년에 이르자 매출액이 1억 위안(165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로도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협찬하며 꾸준히 인지도와 매출을 올렸다.

[사진 셔터스톡]

물론 위기도 있었다. 1개월 내내 흐리고 비가 오는 날씨에 해바라기씨의 맛이 변한 것. 하지만 천바오셴은 해바라기 농가를 위해 해바라기를 모두 사들였고 독일에서 해바라기씨 선별 기계를 들여와 문제가 있는 해바라기씨를 골라냈다.

결과적으로 1500만 위안의 손실을 안았지만 천바오셴은 이 사건으로 한 가지를 배웠다. 바로 독창적인 기술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날씨의 영향을 잘 받는 해바라기씨의 품질을 위해 종자 회사를 설립, 새로운 우량 품종인 HK306 개발에 성공했다.

2007년부터 차차 해바라기씨는 3년 연속 연 매출액 15억 위안(2465억 원)을 돌파했으며 지금까지 업계 1위를 지켜오고 있다. 2011년에는 선전거래소 상장에 성공했고, 천바오셴은 엄청난 거부가 됐다.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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