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 수도권으로 불리는 징진지(京津冀ㆍ베이징 톈진 허베이) 주변의 대기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겨울철 스모그 주범으로 꼽힌 난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교체하고 굴뚝 공장을 수도권에서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등 정부의 강력한 시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다만 석탄을 때지 못해 추위와 사투를 벌이고 천연가스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깨끗한 공기를 얻은 대신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세계적인 환경 단체 그린피스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베이� ·徽時彭� 26개 주변 도시의 평균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 동기 대비 33% 떨어졌다. 특히 수도 베이징의 PM 2.5는 54%나 낮아졌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해 연말까지 PM 2.5 농도를 60㎍/㎥로 줄이겠다는 5년 단위 환경오염 방지 캠페인의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연말 베이징의 PM 2.5 농도는 58㎍/㎥였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베이징이 환경오염 이슈에 민감한 시장으로 바뀌고 나서 생각보다 쉽게 목표치를 달성했다"면서 "올해 3월 열리는 양회(兩會ㆍ전국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새롭고 보다 강력한 환경오염 방지 대책과 캠페인 목표가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만 해도 겨울철이면 스모그로 뒤덮였던 징진지 일대가 1년 만에 푸른 하늘로 바뀐 것은 중국 정부가 석탄 위주의 난방용 에너지를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투자 자문사인 샌포드 앤 번스타인 소속 애널리스트는 "이행 과정에서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난방용 석탄을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중국 정부의 계획은 결국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극심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준법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석탄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북부 28개 도시에서 발전ㆍ난방용 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바꾸는 조치를 강제로 추진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부족에 따른 '가스 대란'을 빚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0일 중국의 천연가스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윈난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생산을 중단하는 공장이 속출해 실적과 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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