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집안시에 또 한차례의 큰 눈이 내렸다. 올 들어 벌써 여덟번째로 내린 눈이다. 이날 집안시조선족학교 교직원들은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와 학교 주위의 눈을 쓸고 운동장 서남쪽에 자리잡은 배구장으로 향했다. 잠깐 사이에 하얀 눈속에 파묻혀 있던 배구장이 다시 파란 잔디밭을 드러내 마치 한폭의 그림 같았다.
누가 시킨 적도 없지만 배구를 즐겨치는 교원, 배구를 만지지도 않는 교원 할 것없이 모두 사명인 듯 배구장에 모여들어 눈을 쓸었다.
3년전 부터였다. 몇년사이 적지 않은 산재지역 조선족학교들에서 교원 로령화가 나타났다. 젊은 교원들을 교체할 수 없는 정황에서 로교원들의 신체자질을 제고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하여 집안시조선족학교에서는 오후 7, 8교시 수업이 없고 자기 임무를 완수한 교원들은 운동장에 나가 활동을 하도록 했다.
배구운동을 즐기는 교원들이 대부분이여서 오후 7, 8교시만 되면 배구장은 들끓었고 환호소리로 차넘쳤다. 학생들의 학습에 영향이 있을 거라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박영남교장은 “운동으로 교원들의 신체자질이 높아져 병가를 안 맞는다면 학생들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고 하면서 적극 지지해 나섰다.
그때로부터 교원들의 정신상태가 많이 좋아지고 사업 효과성도 제고되였다. 교원들 또한 신체자질을 제고하고 배구수준도 높일 겸 꾸준히 배구련습을 해 전 시 교직원 배구경기에서 3련관이라는 좋은 성적을 따냈다.
방학기간에도 날씨만 좋으면 학교에 나와 배구운동을 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으로 되였다. 겨울방학에 집에 파묻혀 밖에 나서지도 않던 교원들도 지금은 일만 없으면 어김없이 배구장으로 뛰여든다.
“전해라, 전해라, 까라! 좋아...”. 두터운 옷을 입고 모자까지 눌러 썼지만 배구를 치는 모습은 너무나도 날렵하다. 그러다가 누구 하나 실수를 하면 운동장은 웃음판이 벌어진다.
웃음소리, 환호소리속에서 교직원들의 몸과 마음이 젊어지고 있다.
/ 한영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