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11월초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11월초 이후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5.6% 올랐으며 같은 기간에 달러지수는 6.1% 떨어졌다며 중국의 무역 정책이 불공정하다며 압박하는 미국에 중국이 인민폐 강세를 허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또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입장에서는 환율 조작국이라는 비난도 약하게 만들어준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1~5월 달러지수가 7% 떨어졌을때만해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1.5% 상승에 그쳤다. 또 지난해 1~9월 달러지수가 11.5% 떨어졌을때는 위안화가 7.6% 평가절상됐으나 올해 1월들어 등소평의 개방 초기인 198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ING의 중화권 이코노미스트 아이리스 팽은 달러 약세는 현재 글로벌 추세로 위안화만 강세는 아니라며 중국 정부가 위안 약세를 추진할 경우 환율 또는 무역분쟁을 시작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FT는 지난 2015년 7월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로 떨어진 가치의 91%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무역 정책 비판이 적어도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HSBC의 신흥국 외환 리서치 이사 폴 맥켈은 미국이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의 덤핑 여부를 조사 중이고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를 문제 삼아온 점, 한미자유무역협정의 개정 가능성을 볼 때 이 같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간접적으로 일부 아시아 화폐에도 가치 상승 압력을 줬으며 무역 마찰을 피하기 위해 달러 대비 자국 화폐의 평가절상을 용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크레디트의 신흥시장 외환전략가 키런 카우식은 중국 당국이 3~4개월전에 비해 위안 가치 상승폭이 커져도 동요하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과의 늘어나는 무역 마찰이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 2016년 3~5월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 고시환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의해 위안화 가치가 움직이도록 해 달러 가치 하락 폭이 작았다며 여기서 개입 흔적이 보였다고 전했다.
유니크레디트의 카우식은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지난 2014~16년 사이 1조달러 가까이 줄어들면서 자본의 해외유출을 우려하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에도 관대해졌다고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