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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탈을 꿈꾼다면, 캠핑은 어때요”

[기타] | 발행시간: 2012.08.01일 00:00
김재훈 레오버넷 코리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일상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꿈꾸는 건 역시 ‘일탈’일 것이다.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스케줄에서 벗어나 마음껏 자연을 누비고 싶은 ‘일탈’ 말이다. 외국계 광고 회사인 레오버넷 코리아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김재훈 씨 역시 한때 누구보다 더 절실히 그런 ‘일탈’을 꿈꿨던 이들 중 한 명이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 후 쭉 대기업의 휴대전화 디자이너로 일했어요. 그러다 좀 더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광고 회사로 전직했죠. 그런데 이쪽 일이 바빠도 무척 바쁘거든요.”

그가 맡은 일은 기업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리테일 마케팅에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이다. “리테일 마케팅은 신문·TV·라디오 등을 제외한 다른 모든 영역에서 만날 수 있는 광고 활동을 뜻해요. 각종 이벤트나 인터넷에서 접하는 광고와 대형 마트에서 제품을 둘러싸고 있는 포장지 등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광고 활동 모두가 일종의 리테일 마케팅인 셈이죠.”

당시만 해도 리테일 마케팅은 국내에 거의 없는 분야였고, 또 그의 회사 역시 시작 단계에 불과했다. 그곳에서 그는 조니워커·LG전자·발렌타인주류·필립모리스 등의 브랜드를 담당해 왔다. 그러는 동안 거의 4년여 동안 꼼짝도 못하고 오직 일에만 매달리는 생활이 계속됐다.

“가족들 얼굴 한 번 제대로 마주할 새가 없었어요. 오죽하면 아들이 아빠 얼굴도 잊어버릴 정도였죠.(웃음)” 조금씩 회사 일에 여유가 생기고 생활에도 숨 돌릴 시간이 생겼을 무렵 그가 주말 캠핑을 하기로 결정한 건 가족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은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아내와 아이와 함께 지도를 펴놓고 어디로 갈지, 가서 무엇을 할지 결정하고 텐트와 캠핑 용품 등을 챙겨 차에 싣고 목적지로 향하는 동안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캠핑의 모든 과정은 그에게 즐거움 그 자체였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텐트를 찾아 집에 굴러다니는 코펠과 버너를 챙기고 집에서 쓰던 수저와 이불만 챙겨 간단하게 떠난 캠핑은 그 자신에게는 자연 속에서 새롭게 원기를 되찾아 주는 여행이었고 가족의 끈끈한 정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캠핑을 오랫동안 계속하다 보면 누구나 밟게 되는 수순이 있다고 한다. 마치 골프를 처음 하는 이들이 처음에는 필드에 나가는 것만 목적으로 하다가 점점 더 좋은 골프 용품에 집착하게 되는 것처럼 캠핑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른 캠퍼가 가진 캠핑용 의자나 테이블을 보고 욕심을 내게 되고 좀 더 편리한 버너, 좀 더 좋은 텐트 등을 구비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오토캠핑에 최적화된 차로 바꾸는 일까지 있다고 한다.

“그런 과정들을 통해 자신만의 캠퍼 스타일을 찾게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스타일에 맞춰 그동안 마구잡이식으로 구비했던 장비들을 처분하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들만 지니게 되는 것이고요.”

캠핑을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다

흔히 캠핑이라고 하면 그저 차 안에 캠핑 용품을 싣고 떠나는 오토캠핑을 연상하기 쉽지만 배낭 하나에 모든 캠핑 도구를 짊어지고 다니는 백패킹(Backpacking), 자전거에 캠핑 도구를 싣고 떠나는 여행인 자전거 캠핑(Bicycle Camping), 문명과 거리가 먼 오지를 찾아다니는 오지 캠핑 등 의외로 캠핑의 종류가 다양하고 시기마다 각기 유행하는 스타일들도 모두 다르다고 한다.

“아이들이 자랄 때는 오토 캠핑을 즐기다가 아이들이 다 자라고 난 후에는 부부가 오붓이 배낭을 메고 캠핑을 하는 백패킹을 즐기는 분들도 있어요. 요즘은 캠핑 트렌드가 미니멀 캠핑이어서 많은 짐과 장비 대신 꼭 필요한 장비만 가지고 다니는 캠퍼들도 많고요. 저 역시도 요즘에는 백패킹이나 미니멀 캠핑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요리를 목적으로 하는지, 낚시를 목적으로 하는지, 가족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지에 따라 캠핑 장소와 캠핑 용품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디로 갈 것인지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한 번 캠핑을 시작해 보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캠핑장이 많았구나’라고 실감하게 된다니까요.”

전국의 수많은 캠핑장 중 그가 추천하는 캠핑 명소는 배를 타고 들어가 서해안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소야도’와 숲이 깊고 산책로도 잘 조성돼 있는 ‘용대자연휴양림’, 평창 허브나라 계곡 주위의 작은 섬에 마련된 야영장으로 잣나무 숲과 가족 캠핑에 적합한 편의 시설이 잘 구축돼 있는 ‘아트인아일랜드’ 등이다.

“초보 캠퍼들이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다면 국립공원이나 국립자연휴양림의 캠핑장들이 제격이에요. 일반 사설 캠핑장보다 편의 시설이 잘 확충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나라가 보증하는 최고의 자연 절경을 누릴 수 있는 장소이니까요.”

국립공원이나 국립자연휴양림 캠핑장은 보통 예약이 다 차 있게 마련이지만 대기 예약을 부지런히 걸어두면 의외로 원하는 날짜에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주말이면 거의 대부분 가족 캠핑을 떠나는 그이지만, 때때로 캠핑장에서 만난 캠퍼들과 함께 혹은 그의 블로그에 찾아와 캠핑을 제안하는 캠퍼들과 함께 조인트 캠핑을 떠나는 일도 적지 않다.

“얼마 전부터 캠핑 활동과 캠핑 가서 찍은 사진들을 소소하게 블로깅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블로그에서 캠핑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나누다 스케줄이 맞으면 함께 캠핑을 가곤 하죠.”


소소한 블로깅이라고 짐짓 겸손해 하지만 ‘나무: 워크 투게더(namu: walk together)’라는 그의 블로그는 캠핑과 관련된 실질적인 정보와 현장감 넘치는 캠핑 사진들로 짧은 시간에 방문자 1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캠퍼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블로그 중 한 곳이다.

“캠핑의 좋은 점 중 하나는 바로 누구나 쉽게 친해질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서로의 직업이나 환경과 상관없이 캠핑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 쉽게 의기투합할 수 있다는 것이죠. 또 다른 캠퍼들의 캠핑 스타일을 보는 즐거움도 있고요.”

“조인트 캠핑을 통해 나눔 캠핑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스마일 티셔츠를 만들어 배포하고 지난 연말에는 에티오피아 아이들을 위해 1000켤레의 신발을 주는 나눔 활동을 펼쳤다. ”

1~2년 전부터 ‘나무: 스마일 투게더(namu: smile together)’라는 조인트 캠핑을 통해 나눔 캠핑에도 앞장서고 있다. 오래전부터 친분이 있던 여행 사진작가인 신미식 작가와 의기투합해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스마일 티셔츠를 만들어 배포하고 지난 연말에는 에티오피아 아이들을 위해 1000켤레의 신발을 주는 나눔 활동을 펼쳤다.

아무 인연도 없는 타프(햇빛 가리개 천막) 제작회사인 NOS 대표도 그에게서 메일을 받고 좋은 뜻에 동참하겠다며 캠핑 용품 등을 선뜻 지원해 준 덕분에 아프리카 어린이들과 캠핑의 즐거움은 물론 캠핑 용품들까지 나누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언제나 일상에 쫓기며 살던 제가 이런 꿈을 꿀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캠핑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된 덕분이에요.”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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