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같이 경선에 나섰던 김문수, 김태호, 안상수, 임태희 등 비박경선주자 4인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같이 경선에 나섰던 김문수, 김태호, 안상수, 임태희 등 비박경선주자 4인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4일 비박근혜계 후보들과 오찬회동을 갖고 ‘비박 끌어안기’에 나섰다. 1시간20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각 후보의 반응에는 온도 차가 있었다.
박 후보는 이날 여의도의 모 식당에서 열린 오찬회동에서 김문수, 김태호, 안상수, 임태희 등 비박 후보를 만나 시종일관 웃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박 후보는 “(경선을 하면서) 매일 뵙다가 며칠 만에 뵙게 되니까 이산가족 재회 같다”며 “경선을 폭염 속에서 했는데, 쉬셨느냐”고 물었다. 박 후보는 또 오찬 자리에 의자가 모자라자, 자신이 직접 의자를 가지러 가는 등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김문수 전 후보는 “선거가 끝나니까 화기애애하다”며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고 했고, 김태호 전 후보는 “박 후보님이 강행군을 하시니까 (힘드실 거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황우여 대표도 “경선의 장면 장면이 굉장히 좋았다”고 거들었다.
이어진 비공개 자리에서도 비교적 부드러운 주제로 대화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선 당시 화제가 됐던 안 전 후보의 홍보 동영상과, 김태호 전 후보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춘 것을 화제로 올렸다고 이상일 당 대변인이 전했다.
박 후보도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 돼 주시기로 했다”며 “화기애애하게 경선 뒷이야기도 했다”고 했다. 김문수 전 후보의 경우 이번 회동을 “동창회 비슷하게 좋았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날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향후 비박 후보들의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후보가 내민 ‘화해의 손길’에 대해 비박 후보들은 조금씩 다른 반응을 내비쳤다.
안상수 전 후보는 경선 내내 강조했던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한 역할을 할 것으로 얘기가 됐다. 박 후보는 “안 후보께서 경선 때 가계부채 걱정을 많이 하셨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 전 후보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현 정부에서 쌓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언급, “도움 말씀을 드리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문수 전 후보의 경우 “모든 면에서 도와주겠다”면서도 “경기지사직을 하면서, 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와드릴 것은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가장 화기애애한 분은 안상수 전 후보다”라고 했다.
김태호 전 후보는 앞으로도 쓴소리를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김 전 후보는 “오늘은 밥 한 끼 먹으러 온 위로의 자리가 아니다”라며 “경선 때 (비박 후보들이) 쏟아낸 이야기를 후보님이 끌어안겠다는 자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비공개 자리에서 역시 “2040 세대 유권자가 상당히 많고 중요하니까 박 후보께서 더욱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이런 이야기를 드리겠다”고 했다.
안상수 전 후보는 회동이 끝난 뒤 ‘쓴 소리가 나오지는 않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비밀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