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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의 몰락…내 삶의 터전이 사라졌다"

[기타] | 발행시간: 2012.10.22일 17:33



지난해 3760억엔(약 5조원) 적자를 기록한 일본 전자기업 샤프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샤프 주력공장이 자리 잡은 가메야마시 지역경제도 깊은 침체 수렁에 빠졌다. 취재팀이 지난 8일 찾아간 샤프 가메야마 공장 맞은편 주차장에는 샤프의 허망한 몰락을 대변하듯 잡초만 무성하다. <이승환 기자>

◆ 무너지는 기업, 망하는 도시 ① 日 가메야마市의 눈물 ◆

"자동차 운영비도 빠듯한데 일단 차부터 팔 생각입니다."

샤프 협력사 직원인 후지와라 히데키 씨(48)는 최근 회사 측에서 "10월 말에 퇴직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는 사장 집무실에 불려갈 때 `나가 달라`는 요청을 받을 것으로 직감했다.

일본 대표 전자업체 샤프 주력 공장이 있는 가메야마(龜山)시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쓰(津)시. 지난 7일 매일경제신문ㆍMBN 트랜스미디어 기획취재팀이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의 두 어깨는 축 처져 있었다. 가메야마 인근에서 태어난 그는 샤프와 운명을 함께했다.

후지와라 씨는 1983년 고교 졸업과 동시에 샤프에 취직했다. 당시 고등학교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샤프가 성장하면서 임금도 크게 올라 입사 17년차였던 2000년 연봉은 600만엔(약 8400만원)에 달했다.

2004년 샤프 가메야마 공장이 본격 가동되자 액정표시장치(LCD)패널 부품 조립부문에 투입됐다. 그는 "그때가 최고 좋은 시절이었다"며 "나뿐만 아니라 공장 동료들도 `세계의 가메야마 공장`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기억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샤프 경영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후지와라 씨는 2009년 9월 26년간 근무한 샤프를 떠났다. 그는 퇴직 후 샤프 협력업체 계약직으로 `강등`됐다. 종전 대비 3분의 1 수준인 연봉에 만족해야 했다. 이달 말이면 협력업체 계약직 일마저 잃게 된다.

샤프는 후지와라 씨를 비롯한 가메야마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 그 자체였다. 샤프 공장이 입주하기 전에는 그 흔한 택시도 구경하기 어려웠던 동네가 가메야마다. 샤프의 마법이 시작된 건 2004년. 샤프 대형 LCD라인과 TV공장이 들어서면서 가메야마는 대표적인 기업도시로 급부상했다. 샤프는 자사 LCD TV에 `세계의 가메야마`라는 라벨을 붙여 전 세계로 내다팔았다. 덕분에 촌동네 가메야마는 일약 `샤프시`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100년 기업` 샤프가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버티기 힘든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가메야마도 동반 추락했다. 취재팀이 방문한 가메야마 시가지 풍경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여관, 택시, 식당 등 도시 곳곳에 침체 그늘이 짙게 드리워 있었다.

미에현 지사로 재직하면서 샤프 공장을 가메야마에 유치하는 데 기여한 기타가와 마사야스 와세다대 교수는 "샤프가 적어도 10년 정도는 전성기를 누릴 줄 알았는데 5~6년밖에 못 갔다"며 "샤프의 몰락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본부장은 "일자리든 성장이든 기업을 살리는 게 최고 복지"라고 강조했다.

■ <용어설명>

트랜스미디어 : `횡단` `초월`을 뜻하는 접두어 `트랜스(Trans)`와 `미디어(Media)`를 합성한 말로 미디어의 컨버전스 현상을 뜻하며 장동련 홍익대 교수가 발전시킨 개념이다. 신문과 방송, 온라인 등 각 미디어가 경계를 허물고 제작 역량을 공유해 오디언스와 다채널로 교감하는 게 특징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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