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국제컨소시엄, 돼지 후각수용체 유전자 1301개 찾아…네이처 표지논문 선정]
이번 논문이 실린 네이처지
냄새를 잘 맡는 사람을 흔히 '개코'라고 하는데 앞으로는 '돼지코'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유전자 해독을 통해 돼지의 후각이 개의 후각보다 더 발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건국대병원은 박찬규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가 미국, 일본 등 8개국 132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돼지 유전체해독 국제컨소시엄을 통해 돼지의 후각 수용체 유전자 1301개를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후각수용체 유전자는 후각 기능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 돼 있다. 기존 연구에서 개의 후각 수용체 유전자는 1094개로 밝혀진 만큼 돼지의 후각이 개의 후각보다 발달했음을 입증한 셈이다.
돼지는 특히 종특이적 후각수용체 유전자가 동물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수팀은 "프랑스에서 돼지를 이용해 송로버섯을 찾는다"며 "돼지의 우수한 후각을 이용한 것임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육상동물의 생리활동 및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후각기능에 대한 이해는 가축의 생산성 및 동물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후각수용체 유전자 외에도 항미생물단백질인 '베타디펜신' 유전자 29개 발굴했다. 항미생물단백질은 선천성 면역계의 일환으로 포유동물의 체내에서 외부 병원균을 방어하기 위해 분비된다.
해당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BMC Genomics, BMC Genetics) 논문으로 채택됐다.
또 유전체 해독을 통해 돼지는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유래됐고 100만년전 유럽과 아시아로 나뉘어 각각 독립적으로 진화했으며 18세기에 들어서 유럽과 아시아 돼지의 교배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21연구 사업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박 교수팀 외에도 국립축산과학원, 서울대, 경상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과학자들이 국내 연구진으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