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이 목과 척추뼈를 파먹는 신경섬유종 때문에 열아홉살 때부터 고개를 숙인 채 살아야 했던 장미경(42)씨. 지난 23년간 쇄골 사이에 박혀있던 고개였지만,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상훈 교수를 만난 뒤 정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수도 있는 신경섬유종은 어떤 병이며, 치료 방법은 무엇인 지 알아본다.
↑ [헬스조선]신경섬유종이 목뼈 앞쪽을 파먹어 주저앉은 모습- > 수술 후 목뼈가 세워진 모습(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신경섬유종은 온몸의 신경 다발을 따라 종양이 생기는 희귀 난치성 유전질환이다. 신경섬유종 환자의 절반 가량은 새로운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병하지만 신경섬유종을 갖고 있는 부모의 자녀의 절반 가량에게서 동일한 질병이 나타나므로 신경섬유종이 있는 부모가 자녀를 갖기 전에는 부모가 유전자 소인이 있는지에 대한 검사와 유전 질환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다. 아버지에게 있던 신경섬유종은 중학생이던 장씨의 목뼈에 들어섰고, 척추 뼈를 파먹어 들어가더니 결국 목뼈가 주저앉아 턱이 쇄골 사이에 처박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신경섬유종은 뼈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주로 뇌, 근골격계, 피부에 발병하며, 피부에 담갈색의 반점이 생기거나 사마귀처럼 피부가 우둘투둘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어릴 때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피부의 담갈색 반점은 나이가 많아지면 점차 크기가 커지고 수가 증가하며 색소 침착도 짙어진다. 신경섬유종이 생긴 위치에 따라 뇌 종양 증상을 보일 수 있고 척추에 있는 경우 척추 측만증이 생기기도 한다.
대부분의 신경섬유종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증 요법을 쓰는 정도이다. 장씨의 경우는 목뼈를 바로 세우는 수술이 이뤄졌다. 이 경우에는 신경섬유종으로 인해 척추가 심하게 변형됐으면 수술로 경추를 펴다가 자칫 척추 동맥이 손상되면 수술실에서 급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술 과정이 까다롭다. 장씨는 목뼈를 갉아먹은 신경종을 없앤 뒤 그 자리에 엉덩이뼈를 이식하고, 경추와 흉추에 나사못을 박은 다음 그것을 지지대 삼아서 두개골에 금속 봉을 연결해 목뼈를 일으켜 세우는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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