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연예 > 연예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진짜 금액' 알면 놀라는 배우들의 수입

[기타] | 발행시간: 2013.02.01일 21:10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소속 배우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출연료 미지급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촬영거부투쟁 출정식을 가졌다. 이후 '대왕의 꿈' 등 촬영을 거부했지만 아직 지급되지 않은 출연료는 18억원을 넘는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외주사 200곳 난립 생존 사활… 경영 부실해도 스타 섭외땐 낙점

연출권은 내주지 않는 방송사 무리한 요구로 경영 악화 조장도

연기자노조 "선정기준 엄격히"… "방송사서 직접 지급" 요구도

국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는 줄잡아 3,000여명.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이하 한연노)에 따르면 한 해 1,000만원도 벌지 못하는 배우가 전체의 70%에 달한다. 그나마 열심히 한 만큼이라도 받으면 다행이다.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출연 소득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대다수 연기자들이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현재 지급되지 않은 출연료는 18억원을 넘는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의 원인은 외주제작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프로그램 등의 편성에 관한 고시'에 따라 외주제작 편성 비율은 전체 방송시간의 40% 이상(KBS 2TV 기준)이 돼야 한다. 뉴스, 다큐멘터리 등은 방송사에서 자체 제작하기 때문에 드라마의 경우 거의 대부분 외주제작사에게 맡기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것은 외주제작사들의 덤핑 계약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방송영상독립제작사는 1,231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 가운데 실제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업체 수를 200곳 정도로 추정한다. 한 주에 지상파에서 방송하는 드라마가 20여편에 불과하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방송사들은 더 싼 가격에 계약을 하려고 하고, 외주제작사는 원가의 절반에 불과한 금액이라도 일단 계약을 맺고 보는 식이다. 간접광고(PPL)와 해외 판권 수입으로 부족한 금액을 충당하려고 하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가장 약자인 배우들의 출연료를 떼 먹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싼 가격만으로 승부를 걸 수는 없는 일. 외주제작사들은 방송사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스타 배우와 작가를 섭외하고 그럴 듯한 기획안을 만들어낸다. 제작 능력과 경험이 일천하고 경영 상태가 부실해도 포장만 잘 하면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셈이다. 이게 두 번째 문제점이다. 실제로 2010년 KBS '프레지던트'를 제작했던 신생업체 필름이지는 최수종 하희라 부부를 캐스팅하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드라마 종영 직후 도산해 아직도 5억4,000만원에 달하는 출연료가 밀려 있다. '프레지던트' 직전 방송했던 '도망자'의 제작사 '도망자 에스원'도 이름 그대로 '먹튀(먹고 도망감) 행각'을 벌였다.

이들 제작사는 모두 KBS 출신이 만든 회사여서 전관예우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필름이지 대표는 KBS 행정직 출신 김모씨, 회장은 KBS 드라마국장 출신 류모씨이고, 도망자 에스원 대표는 KBS FD였던 노모씨이다. 한연노는 외주사 선정 기준과 원칙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방송사들은 고유 권한이라며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무늬만 외주제작인 풍토도 외주제작사들의 경영 악화를 초래,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낳는다. 현행 제도 상 외주제작 방송프로그램으로 인정 받으려면 외주제작사가 ▦작가와 계약 ▦주요 출연자와 계약 ▦제작비의 30% 이상 조달 등 5가지 항목 중 3개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문제는 주요 스태프와의 계약체결 여부인데, 보통 방송사들은 촬영과 편집은 외주제작사에 맡겨도 연출은 넘기지 않는다. 제작을 지휘하는 연출자가 비용이 많이 드는 야외촬영을 강행하거나 출연자를 더 많이 요구하면 외주제작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응할 수밖에 없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작가 주연배우 캐스팅 외에 제작에 대한 전권을 방송사가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출연료를 떼일 것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실효성이 낮다. 방송사들은 외주제작사에 5억원 상당의 보증보험을 들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외주제작사가 도산하면 작가, 스태프, 기타 제작비도 지급해야 해서 배우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없다.

문제갑 한연노 정책위원회 의장은 "출연료 미지급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방송사들이 외주제작사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주제작사를 선정할 때 기획과 주연배우 섭외 능력 못지 않게 제작 경험과 자본 조달능력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 의장은 아울러 "방송사가 배우들에게 직접 출연료를 지급하는 풍토도 정착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사가 세트를 만드는 자회사 보호 차원에서 외주제작사를 거치지 않는 것처럼 출연료도 직접 지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협회 민영동 대외협력부장은 "제작 경험을 단서로 달면 신생회사들에게 진입 장벽이 될 수 있고, 출연료를 직접 지급하면 외주제작사의 권한을 축소하는 결과를 낳는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그래도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KBS 최하등급 배우'의 출연료는… 깜짝

고경석기자

7년차 배우 A씨(31)의 꿈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대학로 연극 무대에선 벌써 주연급 연기를 한 지 2~3년 됐지만, 아직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고 매니지먼트사에 소속돼 있지도 않는 탓에 영화나 드라마에서 작은 배역 하나 따내기도 쉽지 않다. 그는 "오디션 정보가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 봐도 실제론 홍보성 글이 많고 오디션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다"며 "실제로는 에이전시를 통하거나 지인의 소개로 배역을 맡게 되는 경우가 더 많은데 그마저도 많아야 한 달에 한두 건"이라고 했다. 프로필을 들고 제작사들을 직접 찾아 다니는 '프로필 투어'로 배역을 따내는 것은 사실상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는 것"일 뿐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고정급여를 받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배우는 1만 4,000여명에 이르고 1인당 연소득은 평균 3,437만원이다. 배우 1인의 연소득이 직장근로자 1인당 평균 소득액(2,643만원)보다 높은 것은 10억 이상을 버는 최상위층 스타들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방송연기자노조 소속 연기자의 70%는 연소득이 1,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매년 300여 편의 영화ㆍ드라마가 제작되지만, 안정적인 수입을 벌며 연기하는 배우는 소수에 불과한 셈이다.

매년 2월이면 전국 80여 개 대학에서 연기 전공자를 배출한다. 한 학교마다 30명씩이라고 해도 2,000여명의 배우 지망생들이 사회에 쏟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한 해에 두각을 보이는 신인 배우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조연과 단역으로 출연하며 근근이 연기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배우도 많지 않다. 서울 소재 대학의 연극영화과 졸업생인 배우 B씨는 "졸업 후 5년 내에 연기 관련 일을 그만두는 비율이 90%가 넘는다"고 했다.

배우가 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획사에 소속되는 것이다. 2009년을 마지막으로 지상파 3사 방송사가 더 이상 공채 탤런트를 뽑지 않으면서 기획사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정우 염정아 지진희 등이 소속된 판타지오의 양현승 본부장은 "정기적으로 오디션을 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계약에 이르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관계자에게 소개를 받는다거나 개별적으로 들어온 프로필 자료를 보고 뽑기도 하고 촬영 현장에서 직접 발탁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인 배우를 발굴한다"고 했다.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연예기획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 중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름 있는 기획사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배우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줄어든다.

영화ㆍ드라마에서 대사가 조금이라도 있는 배역을 따내기 위해선 오디션에 지원하거나 캐스팅 디렉터 또는 캐스팅을 담당하는 스태프의 눈에 띄어야 한다. 제작자와 연출자가 주도하는 주요 배역 캐스팅과 대행사가 맡아서 하는 보조출연자 섭외를 제외하면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제작한 리얼라이즈픽쳐스의 원동연 대표는 "오디션이 열릴 때마다 1,000명 이상이 지원 서류를 제출하지만 그 중 직접 오디션을 하는 인원은 선발하는 배우 수의 3~4배 정도"라면서 "배우를 담당하는 연출부 스태프의 역할이 크다"고 했다.

소속사가 없는 배우들은 대체로 캐스팅 디렉터라고 에이전시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지만 이 경우 출연료의 20~30%를 수수료로 떼이게 된다. 단역배우 C씨는 "신인의 경우 최고 70%까지 수수료를 내줘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받는 출연료는 단순 보조출연의 경우 하루에 4~7만원, 약간의 대사가 있는 단역은 회당 30~50만원 선이다. KBS는 최하등급인 6등급 배우에게 70분짜리 주간ㆍ주말 드라마 출연료로 40만원을 지급한다. 물론 에이전시나 소속사를 거치지 않았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한두 신 정도 비중 있는 역할로 출연할 경우엔 150만원 이상을 받기도 한다. 단역배우에겐 꽤 쏠쏠한 수입이지만, 배용준 고현정 권상우 송승헌 등 스타 배우들이 드라마 1회 출연에 5,000만원 이상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그마저도 생계 유지를 위한 아르바이트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아 출연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소속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연급 배우로 올라서는 건 로또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가능성은 급속도로 줄어든다. 유일한 방법은 연극에 출연하며 연기력과 인기를 쌓는 것이다. 김윤석 송새벽 이희준 이성민 등이 대표적인 극단 출신 배우들이다. 30대 중반인 단역배우 D씨는 "연기를 포기할 순 없다. 연극 무대에서 조금씩 실력을 쌓다 보면 언젠가는 TV나 스크린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넷한국일보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50%
10대 0%
20대 17%
30대 33%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50%
10대 0%
20대 17%
30대 0%
40대 33%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2' 출신 배우 송다은(32)이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28)과의 열애설에 또 다시 불을 지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송다은은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 지민을 연상하게 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그녀가 올린 게시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에서 올들어 네번째 작품으로 내놓은 미니영화 《결혼등기》가 5월16일 오전 연길한성호텔에서 시영식을 가졌다. 연변영화드라마협회 부회장 김기운이 감독을 맡고 전영실이 극본을 쓴 미니영화 《결혼등기》는 리혼한 부모의 재혼을 둘러싸고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작가 허련순 기자간담회 장춘서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작가 허련순 기자간담회 장춘서

제1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가 한창인 가운데 연변인민출판사는 2024년 5월 18일 오전 9시, 국가길림민족문자출판기지 전시구역에서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저명한 조선족 녀작가인 허련순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위씨네 사당》한문판 신간발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연합뉴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이 탄원서 제출에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가요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