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춘도 지나고 음력설도 지나고… 그 추웠던 혼하에 이쯤이면 봄이 와있을것 같아, 또한 오래동안 복잡한 도심의 소음으로 꽉 막혀버린 귀도 열어볼겸 얼음장밑으로 찾아오는 봄의 소리를 듣고저 혼하로 찾아갔다. 해마다 새해 정초쯤이면 한번씩 꼭 이곳을 거닐어줘야 직성이 풀린다.
2월 16일, 과연 봄이 꿈틀거리고있었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강물도 풀리기 시작했고 기다렸다는듯이 철새들도 반갑게 꼬리치며 찾아든다.
아, 드디여 봄이 오는구나!
저절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반가운 소리가 올라온다. 비록 들판에는 아직 푸른빛이 돌지 않았지만 머지 않아 남은 이 잔설이 녹고 얼음이 풀리면 따사로운 봄의 정령이 온 누리 가득 아지랑이로 피여오르겠지… 봄을 맞는 마음은 그래서 한없이 즐겁고 설렌다.
봄이 한걸음씩 뚜벅뚜벅 걸어오고있음을 피부로 실감하는 날이였다. 봄소리 들으러 간 길에 봄을 보고 오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사진 글 김경덕 특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