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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의 끈질긴 생명력을 보았다/리계송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09.08.13일 11:38
리계송

지난달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수부 연길시를 방문한적이 있다. 공항에서 내려 호텔까지 가는 도로변의 풍경이 이국같지가 않았다.모든 간판들이 한글과 한자 복수로 되여있었기때문이다. 그것도 한글 먼저, 한자가 뒤로 씌여있었는데 자치주조례에 따른것이라고 한다. 또한 조선족과 한족이 함께 사는 도시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말이 통해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그리고 오래전부터 형님, 동생 하며 지내온 K씨가 연길에 오면 3대 명물 보신탕, 국수, 찰떡은 맛보아야 한다면서 보신탕집부터 안내하여 가보니 서울 어느 뒤골목 식당가에 온 기분이였다.

이번 방문목적은 연길시가 주최한 산업박람회에 참관하기 위한것이였는데 박람회 자체보다는 박람회를 위한 부대행사가 훨씬 더 돋보였다.

박람회 전날, 한국과 미국에서 온 동포사업가들을 비롯한 현지사업가들이 함께 한 파티는 귀한 중국술과 한식으로 차려져있었고 연길시 조철학시장은 우리 말로 환영인사를 했다. 이국에서 우리 음식, 우리 말로 가진 행사에 참여하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박람회 개막식행사가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박람회장앞 대광장에서 벌어진 민속공연, 연길시문화회관이 창작, 편성했다는 우리 전통음악이 우렁차게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지면서 화려한 한복을 입은 1000여명의 조선족어린이들이 벌린 아름다운 매스게임, 수백명 아주머니, 할머니들의 풍물놀이, 탈춤, 건장한 조선족청년들의 북놀이, 아름다운 조선족 젊은 녀인들이 벌린 장고춤…참으로 장관 또 장관이였다.

나는 우리것을 부단히 지켜온 그들의 모습에서 민족문화의 끈질긴 생명력을 엿보았다. 그리고 미국에 살고있는 우리 동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연변(연길)의 동포들이 수대(代)를 거쳐오면서도 우리것에 대한 애착심을 굳건하게 갖고있는 반면, 미국동포들은 어떤가?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애착심은 그렇다치고 아이들에게 우리 말이나 제대로 가르치고있는가?

물론 이런것을 두고 《부끄럽다》, 《창피하다》고까지는 말할수 없다. 하지만 겉은 한국인이면서도 미국인으로만 살아가는 우리 2세들을 떠올리며 측은한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언어가 곧 문화라면 언어를 잃은 사람들은 자기 정체성(ID)을 잃은 류랑민 신세처럼 어디에도 끼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살아갈수밖에 없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돌아오던 날 아침 연변일보편집국장을 지낸바 있는 조선족 S기자와 두어시간 얘기를 나누었다.동포들간의 련대 그리고 련대를 통한 인류사회의 문화와 복지에 대한 민족적 기여 그리고 그러한 기여는 같은 민족이라는 정체성(ID)에서부터 나온다는것… 나같은 사람에게는 격에 어울리지 않은 좀 거창한 주제들이 오고갔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중국에 이민와 이곳에서 태여났다는 S기자와 나는 같은 말로 대화하면서 그 자리에서 형제처럼 친숙해질수가 있었다. 그것은 말과 그속에 흐르는 문화가 우리 사이에 전류처럼 흘러 자연스럽게 일체감이란 스파크가 일어났기때문일것이다. 말과 문화 이 얼마나 놀라운 련대의 도구인가?

(작자는 미국〈뷰티타임즈〉월간사 발행인)



(연변일보 2007-10-9 18: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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