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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무서워 A4용지 깔고 사는 강박장애 20대, 뇌 사진 찍어보니 '충격'

[기타] | 발행시간: 2013.03.26일 03:04

-어떤 환자였나

세균에 감염될까 공포에 떨어 방바닥에도 종이 깔고 치우고…

외출도 안 하면서 우울증 빠져

-초음파 시술 한 달 후

강박·불안 증세 줄어들고 우울증은 정상 상태로 돌아와

초음파가 인간의 정신을 일깨웠다. 간암을 진단하고, 태아의 움직임을 살피는 의료용 초음파를 환자의 뇌(腦)에 집중 투여하자, 강박(强迫) 장애가 줄고, 불안감이 사라진 것이다.

연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찬형 교수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초음파를 사람의 뇌에 쏘아 강박 장애와 우울증을 치료하는 시도를 했다.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대뇌의 특정 부위를 타깃 삼아, 그 부위를 초음파로 타격하여 신경회로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그동안 두개골을 열어서 수술하거나 전기자극 기구를 뇌에 박아 정신질환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두개골은 놔두고 밖에서 초음파만 쏘아 정신질환을 고치는 치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진은 지난달 중순 극도의 강박장애를 앓는 S(25)씨에게 뇌 초음파 시술을 처음 시행했다. S씨는 생활 주변의 지저분한 것으로 세균에 감염될까 봐 공포에 떠는 환자다. 하루에도 손을 수십번씩 씻고, 가족이 만진 문고리도 반드시 휴지로 닦고 만졌다. 자기 방이나 마루에 누가 와서 먼지를 묻힐까 봐, A4용지를 바닥에 죽 깔아 놓고 지냈다. 타인이 A4용지를 밟으면, 새로 깔았다. 매일 그렇게 버려진 A4용지가 수북이 쌓였다. 환자 자신도 이 같은 강박 행동이 지나치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강박증 평가 척도가 40점 만점에 38점으로, 중증 상태였다. 오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외출도 안 하면서 우울증에 빠졌다. 그동안 항우울과 항불안제를 투여받았으나 호전이 없었다. 의학적으로 강박증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특정 사안에 불안감을 자극하는 뇌 신경회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강박 행동을 반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의료진은 초음파로 강박증을 유발하는 신경회로를 차단키로 했다. 뇌 초음파는 이스라엘 의료벤처 인사이텍(Insightec)이 개발한 장비다. 뇌 MRI를 보면서 타깃 신경회로를 찾고, 그 자리에 초음파를 쏘는 방식이다. 초음파는 두개골을 거의 통과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 장비는 1024곳에서 초음파를 동시에 쏘는 장치를 환자 머리에 빙 둘러씌운다. 돋보기가 빛을 모아 열을 발생시키듯, 1024곳에서 미약하게 두개골을 통과한 초음파가 한곳에 모여 60도 정도의 열을 낸다. 그러면 날계란이 열을 받아 딱딱해지듯, 말랑말랑한 뇌조직 5~8㎜가 굳으면서 신경회로가 차단된다.

초음파 시술 한 달째인 지난 20일 치료 경과를 보기 위해 환자는 정신과 진료실을 찾았다. 김찬형 교수는 "불안 증세로 의사 얼굴도 쳐다보지 못하던 환자가 얼굴에 웃음기를 띠며 의료진 안부까지 묻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우울증 점수가 정상 상태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신경회로 차단 효과가 동일 계열의 우울증 회로 차단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불안 증세도 크게 나아졌다. 강박증 점수는 5점이 줄었다. 강박 행동은 습관으로 고착화된 경향이 있어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 "지금까지 두 명의 강박증 환자에게 뇌 초음파를 시도했는데 아직 임상시험 단계여서 조심스럽다"며 "효과가 인정되면 중증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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