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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전화 개통합니다” 남 “알겠습니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6.07일 20:15
[한겨레] 판문점 적십자 연락통로 재개설

북 “실무접촉 9일 개성서” 제안

정부 “판문점서 열자” 수정 제의

‘따르르릉!’

7일 오후 2시5분께. 거의 석달 동안 침묵을 지키던 판문점 우리 쪽 지역 ‘평화의 집’에 설치된 연락사무소의 전화벨이 울렸다.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남북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던 무렵인 3월11일 북한이 통신선을 단절한 지 정확히 89일 만이었다. 전화를 먼저 걸어온 것은 예상대로 북한 연락관이었다.

“전화 개통합니다.”(북한 연락관)

“알겠습니다. 잠시 후 그럼 우리 입장을 전달하겠습니다.”(한국 연락관)

6일 정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간의 주요 현안을 망라한 북한의 파격적인 대화 제의로 시작된 대화 국면은 7일에도 숨가쁘게 이어졌다. 통일부는 류길재 장관이 북한의 대화 제의가 나온 지 불과 7시간 만에 “12일 서울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자”는 역제안을 던진 데 대해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시간을 끌지 않았다. 북한은 7일 오전 9시40분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답변을 통해 “수년 동안이나 중단되고 불신이 극도에 이른 조건을 고려해 장관급 회담에 앞서 실무접촉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9일 개성에서 실무접촉을 갖자”는 수정 제의를 내놓았다. 그리고 “오후 2시에 판문점 적십자 연락통로를 가동시킬 것”이라고 말한 대로 먼저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 브리핑에서 “북한이 예고한 대로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며 석달 만에 남북간 통신선이 복구된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의 입장이 정해진 것은 통신선이 복구된 지 다시 두 시간이 지난 오후 4시였다. 우리 쪽 연락관은 4시5분께 북에 다시 전화를 걸어 류길재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앞으로 발송한다고 통보했다. 내용은 북의 수정 제안을 받아들이되 장소를 개성에서 ‘9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쪽 지역 평화의 집’으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김 대변인은 “북측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남북 장관급 회담을 12일 서울에서 개최하자는 우리 측 제의를 수용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실무접촉 개최에 동의한다”며 “회담 의제는 장관급 회담 운영과 관련된 대표단 규모, 체류 일정 등 행정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번 실무접촉에 실무부서 국장급 인사를 수석대표로 한 3명의 대표단을 보낼 방침이다.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던 우리 쪽 연락관에게 오후 7시가 넘어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은 우리 쪽에 전달할 내용이 없다. 8일 오전 9시 이후에 다시 통화하자”는 통보였다. 6일 정오부터 7일 오후 7시까지 숨쉴 틈 없이 달려온 남북이 잠시 숨고르기에 접어든 순간이었다.

남북 사이의 의사소통이 전례 없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7~8일 미-중 정상회담과 코앞으로 다가온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파탄 난 남북 관계가 갑작스런 대화 모드로 돌아서는 데는 불과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두달 전까지 ‘정전협정 백지화’, ‘워싱턴 불바다’ 같은 험한 말들이 오간 것을 떠올려 보면 현기증마저 느껴지는 엄청난 속도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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