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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청와대와 박근혜 청와대는 달랐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7.13일 14:35
[오마이뉴스 김동수 기자]

김만수(金晩洙) 부대변인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대꾸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못한다"며 공식 논평은 삼갔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 핵심관계자는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평가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자해행위아니냐"고 반문했다."-2004.08.29 <연합뉴스> 靑 '대통령 비하 연극' 반응 자제

이 기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정당이 한 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할 수는 없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 이하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며 "대통령을 탄핵소추까지 한 정당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기사가 나온 배경을 살펴보면 노무현 청와대는 참 사람들 '좋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해 8월 29일 한나라당은 전남 곡성 농촌체험마을에서 연찬회를 했다. 한나라당 의원이혜훈 주성영 주호영 송영선 나경원 심재철 등 24명 의원이 만든 극단 '여의도'는 '환생경제(還生經濟)'라는 제목 연극을 창단기념작으로 무대에 올렸다.

▲ 2004년 8월 29일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공연한 '환생경제' 연극.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육XX놈', 'X잡놈', 'X알 달 자격도 없는 놈' 따위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뱉어냈다

ⓒ '환생경제' 동영상갈무리

연극 줄거리는 죽은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 '박근애'의 눈물겨운 노력끝에 '경제' 대신 아버지 '노가리'가 3년 후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는 내용이다. '박근애'라는 이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노가리는 당연히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가리가 죽인 경제를 박근애가 살린다는 설정이다.

'근애'(이해훈 의원) 친구인 '부녀회장(박순자 의원)'은 "뭐 이런 개X놈이 다 있어"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알 값을 해야지. 육시럴 놈. 죽일 놈" "이혼하고 위자료로 그거나 떼 달라 그래"는 욕설을 내뱉었다. '번영회장'인 송영선 의원은 "그놈은 거시기를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했다. 특히 '저승사자'인 주성영 의원은 "3년 후에 당신 남편을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당연히 '당신 남편'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 2004년 8월 '환생경제' 연극을 보면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가 환화게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그 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있었다. 연극을 보면서 환화게 웃는 모습은,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될 때 한 방송사 생중계에 잡혔던 웃는 모습과 함께 아직도 누리꾼들이 분노하는 장면이다.

환생경제 연극이 논란되자 임태희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은 "연극은 연극"이라며 "실제 모습이 박근혜 대표인 사진 패러디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사람들이 이제와서 패러디 연극을 한 것 갖고 왜 그렇게 과민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며 "한마디로 시시한 문제로 국민을 또 다시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 이 상황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위 <연합뉴스> 같은 기사)

대통령을 모독해놓고 "시시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정당이 바로 한나라당(새누리당)이었다.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공연의 주제는 경제회생을 위해 노 대통령이 더욱 열심히 해달라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도 과반여당답게 크고 넓게 보고 경제를 살리는 데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타박했다. 책임지고 물러나는 이들도 없었다. 박근혜 대표가 사과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청와대는 속으로만 부글부글했을 뿐, 한나라당에 사과를 촉구하거나, 박근혜 대표가 책임지라고 하지 않았다. 노무현 청와대는 참 좋은 사람들이었던 셈이다.

10년이 지난 2013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11일 논평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귀태(鬼胎, 태어나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고, 그 장녀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공화국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이다. 청와대는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고 발끈했고, 새누리당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과 국정조사 등 국회 일정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가 사과하고, 홍익표 원내대변인은 사퇴했다. 2004년 8월 대한민국 청와대와 한나라당 그리고 2013년 7월 대한민국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달라도 참 다르다. 2004년 한나라당은 뻔뻔하게도 사과조차하지 않았고, 청와대는 속으로만 부글부글했을뿐 "대통령 정통성 부정" 운운하는 말은 입에 담지도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청와대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분노했고, 민주당은 바로 고개를 숙였다. 참 다르다.

사실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을 모독한 것은 임기 내내였다. 특히 대놓고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오늘 사진 찍으면서 솔직한 제 심정은 (청와대의) '주인이 바뀐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착잡한 심정이었다"-2003.05.10 양휘부 방송위원(이회창 대선후보의 공보특보)

"이번 방일 외교는 한국 외교사의 치욕으로, '등신외교'의 표상으로 기록될 것"-2003.06.9이상배 정책위의장

"과연 이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나는 솔직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정"-2003.07.08 최병렬 대표

"노무현이를 대통령으로 지금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2003.09.03 김무성 의원

"나도 모르게 '뭐 이런 대통령이 다 있어'라는 말이 나왔다"-2004.01.16 홍사덕 의원


만약 지금 민주당 관계자들이 이런 말을 하면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귀태 발언에 반응한 것을 보면 뻔하다. 사람은 자기가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귀태' 단어 하나를 가지고 분노할 자격이 없는 이유다.

누리꾼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ans******는 "오늘은 초복!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7시! 닭백숙용 촛불을 모두 함께 듭시다! 닭모가지를 비틀어야 새벽이 온다는 사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귀태의원들의 환생경제연극을 상영하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화이팅!!!"이라며 환생경제 연극 동영상을 상영하자고 촉구했다.

@acco*****도 "2004년 한나라당 의원들이 '환생경제'라는 연극을 연출하고 직접 연기까지 하며 노무현을 조롱하고 욕설을 퍼붓는 만행을 저질렀다"면서 "박근혜는 박수치며 좋아라 한다 그때 열우당은 왜 새누리처럼 항변하지 않았나 노무현에겐 국민밖에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독하는 연극 자리에 함께 있음을 강조했다. 과연 귀태라는 말에 분노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문이다.

@Chat***** 역시 "박근혜에게 '귀태'라는 말을 해서 청와대가 발칵 하는 모양인데 '뿌린만큼 거둔다'는 말이 있듯이 당시에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이 했던 '환생경제' 라는 막장연극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웬갖 쌍욕을 해댈때 박근혜는 관람석에서 베시시 웃고 있었다"고 말했다.

@winte******도 "너희들은 국민이 선택한 노대통령에게 어찌 대했니? 연설 말꼬리 잡아 탄핵시키고, 국회의원들 모여 육시럴 욕이나 하고, 돌아가신 다음에도 필요할 때마다 말꼬리 잡으면서 모욕하지 않았니? 그러면서 귀태는 그리 화가나?!"라며 귀태에 분노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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