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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커피숍 '카페쿠', 석달만에 손익분기점 넘긴 비결

[온바오] | 발행시간: 2013.07.21일 23:59

▲ 미라클 리딩 컨설팅 오군 대표

세계 최고의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 중국 1호점이 개업 14년만에 최근 문을 닫았다. 중국 외식업계에서 승승장구 해온 맥도날드도 베이징 중심가의 창안백화점에서 문을 닫았다. 세계적 유통업체인 월마트, 까르푸 등도 일부 사업장을 폐점했다.

부동산 시세 급등, 인건비 상승 등 여러 측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유명 브랜드는 문을 닫는 반면, 비유명 브랜드로 성공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중국 시장의 환경이 과거에 비해 열악해졌다는 원인 분석은 일면 타당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아닌 셈이다. 중국 시장의 체질 변화를 핵심적 문제로 파악해야 한다.

폐점한 스타벅스 1호점에서 직선거리 1.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한국형 커피숍, '카페쿠'가 지난 4월말에 문을 열었다. 석달도 채 안 됐지만 최근 하루 평균 매출액 2만위안(한화 360만원)을 기록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개업과 동시에 성공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이징 3환 이내 지역은 건물 임대료가 높아서 내노라하는 브랜드들도 매장 개업을 신중히 검토하는 지역이다. 이미 영업 중인 업체들도 대부분이 경쟁은 치열하고 비용은 많이 들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시장의 환경과 최근 경기를 감안하면 '카페쿠'는 놀라운 실적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세계적 브랜드인 스타벅스는 베이징 고가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는데, 신생 브랜드는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가 뭘까? 카페쿠를 만들어낸 미라클 리딩 컨설팅 오군 대표를 카페쿠에서 만났다.

▲ 스타벅스 1호점의 반경 1킬로미터 유사 업종 매장에 대한 온바오 검색 결과

▲ 카페쿠의 반경 1킬로미터 유사 업종 매장에 대한 온바오 검색 결과

그를 만나기 전에 먼저 스타벅스 1호점과 카페쿠의 주변 상권을 분석해보았다. 스타벅스 1호점은 반경 1킬로미터 내에 38개의 유사 매장이 있는 반면, 카페쿠의 경우는 22개 정도가 있다. 카페쿠는 한 블록이 떨어진 위치에 유사 매장이 있는 반면, 스타벅스는 한 블록 내에 스타벅스만 두개가 더 있다.

스타벅스는 베이징의 최중심가인 CBD의 오피스 빌딩 숲 속에 자리 했던 반면 카페쿠는 이곳에서 몇 블럭 떨어진 고급 아파트 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이 지역을 훤히 보고 있는 사람만이 찾아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이다.

카페쿠는 이곳에 처음에는 한국형 커피숍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한달도 안 돼 카페형 레스토랑으로 변조됐다. 스타벅스와 같이 커피도 있고, 카페베네와 같이 와플도 있고 원목의 고급 인테리어도 있다.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고급 요리도 있고 수입 맥주와 와인도 있다. 카페쿠의 서비스 유형은 커피숍도, 카페도, 레스토랑도 아닌 '비빔밥'이다. 비용 계산도 처음의 선불제에서 후불제로 바꿨다.

이같은 변화에 회사 내부 직원조차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한다. 얼핏 보기에는 매출을 위해 이것 저것 급조해서 만들어진 매장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엇을 주요 아이템으로 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뭘 제공하겠다는 구체적 아이템을 정하고 시작하지 않았다. 철학과 방식이 달랐다.

오 대표는 열정적으로 자신의 사업 철학과 방식에 대해서 거침없이 토해냈다. 그는 98년 인민대 입학해서 2002년 졸업하고 삼성 중국본사 인사팀에서 인사 교육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미라클 리딩 컨설팅 대표로 중국 현지 및 중국 진출 한국기업 등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카페쿠 외관. 지상 3층 규모

다음은 오대표와의 일문 일답이다.

- 카페쿠는 커피숍도 아니고 레스토랑도 아니다.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건가?

▶ 장담하건데, 우리가 하는 매장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는 지역시장을 관찰하고 이 지역 사람들이 뭘 원하겠는지 연구를 한다. 우리가 뭘 주자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카페쿠에서 뭘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것을 먼저 정하지 않았다. 이 지역 사람들이 뭘 원하면 뭘 하겠다라는 생각만 있었다. 합리적이고 건전하면 뭐든 나는 한다. 간판까지도 바꿀 수 있다.

- 실제 영업을 해보니 반응이 어떤가?

▶ (일반적으로) 커피숍에서 음식을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식사를 하면서 커피를 시켜 마신다. 커피 매니아들에게는 안 먹힌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렇게 소비를 한다. 우리는 뭘 할 수 있을까? 고객에게 당신 이건 촌스럽고 이건 아니다고 말하겠는가? 그런 니즈가 있으면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한다. 방금도 한 테이블의 손님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호가든 맥주를 시켜 마셨다. 그 니즈가 있는 것이다.

- 카페쿠를 계획한 동기가 뭐냐?

▶ 신사업에 대해서 많이 보고 들어 왔다. 그런데 금방 관심이 없어졌다. 실속이 없는 겉치레만 차리고 거품만 만드는 사업을 하더라. 마지막에 상장을 해서 큰 돈을 벌 것이라고 하지만 부럽지 않았다.

그러면 우리는 도대체 뭘 할까? 실질적이고 실속 있는 방향으로 나가자고 생각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의식주행, 즉 먹고 입고 자고 노는 것이 실질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사람의 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하자고 가닥을 잡았다.

온라인 쇼핑몰도 하고 있다. 한국 스타일 옷을 파는데 잘 됐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커피산업을 포함한 외식업 쪽으로 보게 됐다. 이것 또한 사람의 생활을 진지하게 바꿔주는 방향이 아니겠느냐?

- 그런데 왜 커피숍인가?

▶ 기존의 식당보다는 카페 같은 쉼터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베이징사람들은 연인들이 됐든, 친구들이 됐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눌 공간이 적었다. 식당은 식사 때만 영업하고 저녁에는 9시 되서 문을 닫는다. 고작 길거리에 앉아서 양고기를 구워 먹는 것이 전부이다. 이같은 길거리 문화가 베이징 사람들이 원해서 활성화 됐나? 그게 아니다. 중국이나 베이징에서 쉼터공간을 만드는 사람들의 수준이 소비자를 충족시킬 수준이 안 된다.

수요가 없어서가 아니다고 결론을 내렸다. 시장에서는 좋은 서비스를 원하고 충분히 비용을 지불할 니즈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시장은 반드시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장의 경쟁 상대가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경영 차원에서는 경쟁상대가 중요하지만 전략 차원에서는 다르다. 시장이 있으면 누구든 할 수 있지만 더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 가까운 곳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이 문을 닫았다. 카페쿠는 뭐가 다른가?

▶ 높은 집세에도 불구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주기 때문이다. 뭘 원하면 뭘 준다. 하지만 똑같은 가게를 왕징에서는 안 연다. 왕징에서는 똑같은 니즈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왕징에는 쉼터는 있다. 올레바를 만들었는데 전체 콘셉트가 다르다. 매출이 여기보다 더 낫다.

공급 자체가 다르다. 스타벅스 등 기존의 커피숍은 있는 것을 갖다 판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는 자기 공간과 서비스 방식을 끝까지 고집하고 있다. 공급이 스타벅스 밖에 없으면 거기를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같은 매장이 많아짐에 따라서 힘들 것이다. 스타벅스 가면 식사 안 된다. 여기 오면 식사 된다. 고객 입장에서 어디 가겠는가? 여기 와서 실컷 수다를 떨다가 저녁 되면 식사를 하고 맥주까지 한 잔 할 수 있다.

왜서 성공을 하느냐? 비결이 있다면 우리는 뭘 잘 하니깐 뭘 하겠다가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하겠다는 것이다. 간판까지 바꿀 수 있다.

▲ 카페쿠의 종업원과 스마트 메뉴판.

- 표준화가 가능한가?

▶ 카페쿠가 레스토랑이냐 커피숍이냐? 내부적으로 아직도 혼란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과 중국은 대단히 비교된다. 외식업 분야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성형을 예로 들면, 한국은 단일민족국가이기 때문에 미적 감각이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가령 A형을 좋아하면 모두 A형을 좋아한다. B형은 인생 끝난 것이다. 그래서 한국사회에서는 성형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카페쿠가 있는 지역) 여기서 먹히는 것이 우다오커우에서는 안 먹힐 수 있다. 중국시장은 너무 다양하다. 다양성의 시장에서 한국처럼 한가지 콘셉트로 순식간에 시장을 쓸 수 있을까? 힘들다.

휴대폰 시장이 많이 바꼈다. 삼성과 애플만 좋아해서 갤럭시와 아이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과 애플만 그 수준의 상품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이전에는 스타벅스와 상다오 커피숍 두 군데만 갔다. 이제는 다르다. 갈 데가 많다.

- 지역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나?

▶ 점포를 보고 1초만에 판단하는 감을 갖고 있다. 내가 잘 나서가 아니라 이 지역에서 살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나는 CBD를 주로 고집한다. 삼성에 근무를 하면서부터 CBD에서 십수년을 살았다. 그래서 이 지역의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하고 있다.

다른 도시에서 섣불리 매장을 열 수 없을 것 같다. 사업을 같이 하자는 사람은 많지만 주저하고 있다. 시장을 파악못하고 있고 파트너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운영할 능력이 있느냐에 대해 확신이 안 선다. 하지만 우리 점장이 선양 사람이다. 그러면 이 사람을 내세워 선양에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 지역의 특성,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래도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는가?

▶ 성공한 사람들은 여기도 통하고 저기도 통할 수 있는 방법론과 철학이 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실험 중이다. 카페쿠는 단순히 매출을 목표로 하는 매장이 아니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이 통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매장이고 이 시장에서 반드시 먹히는 콘셉트을 연구하는 매장이고 후진을 훈련하는 장이기도 하다. 벌었다고 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왜 벌었는지 분명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자기 언어로 메뉴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스마트 메뉴판을 실험 중이다. 하루 매출액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판매현황을 메뉴별, 테이블별로 통계를 내고 있다. 이 통계를 분석해서 메뉴를 바꾸고 매장 구조를 바꾼다.

이와 같이 인재 양성, 재무 관리, 식자재 공급 등과 같은 주요한 부분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실험하며 만들어 가고 있다.

- 이윤 창출 외에 사업 목표가 뭔가?

▶ 방법론, 가치관, 철학이 대기업에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지역 업체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온바오 김병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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