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우방국들의 동향과 아베 내각의 행보 등을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축전 등을 보낼지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집권 연장인지 정권 교체인지가 결정되는 중의원 선거 때에는 승리한 측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게 전세계적인 관례지만,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참의원 선거 때에는 이렇다 할 규칙이나 관례가 없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과거 한·일관계가 돈독했을 시절에는 참의원 선거 때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도 한국의 대선 때는 물론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한 경우 축하 메시지를 보내오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일본 측에 축하 메시지를 전할지, 침묵의 메시지를 전할지는 8·15 광복절에 즈음한 아베 내각 각료 및 자민당 인사들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여부, 자민당의 평화헌법 개정 기도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일보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