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한국판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 '감기'(김성수 감독, 아이러브시네마 제작)의 배급을 맡은 CJ E&M이 돌연 배급에서 손을 뗐다.
'감기'의 제작사 아이러브시네마는 5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감기'가 아이러브시네마를 통해 직접 배급된다. 기존 배급사인 CJ E&M과 제작사 아이러브시네마는 '설국열차'와 '감기'의 개봉 간격이 2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두 작품의 흥행을 위해 배급사를 변경키로 합의했다"고 소식을 알렸다.
이로써 아이러브시네마는 '감기' 제작에 이어 배급까지 참여하게 됐다. 아이러브시네마 측은 "제작사 입장에선 최고의 역량을 모아 작품을 개봉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며 "전력투구해 흥행 성적으로 답하겠다"고 밝혔다.
영화의 개봉을 10일 앞두고 배급사를 옮기는 사례는 '감기'가 최초다. 한국영화 사상 배급사를 바꾸는 초유의 사태에 많은 영화 관계자는 "'설국열차'의 흥행을 위해 배급관을 열지 않는 즉 독과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게 아닌가?"라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CJ E&M의 한 관계자는 "CJ E&M과 아이러브시네마는 최근 '감기' 배급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관계자는 "CJ E&M 측이 '감기'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게 아니다. 투자도 우리가 했기 때문에 '감기'를 버렸다는 시선은 거둬주길 바란다"며 "'감기' 배급사 이동에 대해 추측성 오해는 자제를 부탁한다. '설국열차'도 '감기'도 모두 우리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둘 다 소중한 작품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배급사가 바뀐 사례는 이례적이긴 하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기 원하는 마음에서 배급사 이동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감기'의 배급을 아이러브시네마가 맡는다면 개봉 극장수에 변화가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건 확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CJ E&M에서 사활을 건 '설국열차'가 놀라운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감기'의 배급사 이동은 영화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서로의 흥행을 위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어딘가 씁쓸한 뒷맛이 입안을 감돈다. 과연 CJ E&M 품을 떠난 '감기'가 얼마나 많은 극장을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감기'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바이러스 감염'을 소재로 한 재난 영화다. 순 제작비만 100억원 이상 들어간 올여름 기대작 중 하나로 장혁, 수애, 박민하, 유해진, 마동석, 이희준 등이 가세했고 '무사' '태양은 없다' '비트' 등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이 '영어 완전 정복' 이후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됐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설국열차' '감기' 메인 포스터, 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